[시가 있는 하루] 기우제

권정이

 

기우제

 

 

목마른 호박 줄기 고개 못 들고

갈라진 논바닥은 거북이 등

매미 노랫소리 울음이 되는

하늘만 원망하는 불 같은 여름

 

별빛만이 뽐내는 캄캄한 밤

대여섯 살 계집아이

하나둘 발가벗고

동네 샘으로 모인다

 

바가지 물 퍼 칭이에 담아 

비 오신다 외치는 소리 애처로워

하늘에서 뿌려주는 새벽 빗소리

잠깬 아이 실눈 뜨고 미소 짓는다.

 

 

권정이

2021년 『현대계간문학』 등단.

작성 2026.05.04 10:23 수정 2026.05.0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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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