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영의 삶과 시 사이] 은현 동창회

이장영

 

은현 동창회

 

 

반가운 소꿉동무들 봄나들이 나왔네

구부정한 허리에 주름진 얼굴들이

큰소리로 왁자지껄 너니 내니 하면서

은현초교 동창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즐겁고 힘들었던 지난날의 이야기꽃

 

한국동란 직후에 나고 자란 우리들

폐허가 된 땅에서 끼니가 어려워

미 군용차가 가는 길을 막으면 

던져준 초콜릿과 건빵을 주워 

신나게 먹으며 깔깔 웃었지

 

점심때 나눠주는 식빵을 받으려고

애를 보던 동무도 학교로 내달렸지

전쟁통에 불타버려 교실은 달랑 4칸

교실이 모자라 오전 오후 야외반까지

눈비 오는 날에는 통합반을 하였고

책상이 부족하여 바닥에서 공부하고

늦게 입학한 형 누나 삼촌도 동창생

 

이제 와 돌아보니 아득한 옛날이야기

갖가지 운동기구에 최신형 컴퓨터까지

우리는 한 반에 60명이 넘는 두 반인데

지금은 한 학년에 7-8명이 고작이고

그나마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라네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작성 2026.05.08 09:37 수정 2026.05.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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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