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인간 삶의 유일한 목적은 존재의 어둠 속에 의식의 빛을 밝히는 것이다

고석근

이제 꿈이 하나 생겼다 

바로 다운 꿈과 상상력을 버리는 것이다 

 

 - 유하, <인디언 보호구역> 부분 

 

 행동생물학자 디디에 데조르의 수조 실험. 

 

쥐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차가운 물을 헤엄쳐 건너야만 했다. 반복된 생존 경쟁 속에서 쥐들은 네 가지 계급으로 고착화되었다. 먹이를 빼앗는 자와 빼앗기는 자, 스스로를 지키는 독립주의자와 짓밟히는 희생양. 

 

 같은 계급들만 다시 모아놓아도 그 갇힌 세계 안에서 똑같은 계급의 지옥이 재현되었다고 한다. 독립적인 쥐들만 모인 수조에서도 다들 며칠을 버티다가 결국에는 계급 구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 먹이 사슬 속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은 존재는 누구였을까? 

오직 제 힘으로 다이빙하고 제 몫을 묵묵히 지켜낸, 독립적인 쥐였다고 한다. 

 

그럼, 

독립적인 쥐들만 모여 사는 세상은 가능할까? 

 

유하 시인은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새로운 삶을 본다. 

 

이제 꿈이 하나 생겼다

바로 다운 꿈과 상상력을 버리는 것이다

 

‘다운 꿈과 상상력’, 그것은 ‘신자유주의 수조’ 속의 언어였다. 

 

수조 밖의 인디언들은 대지를 소유의 대상이 아닌 온 생명을 품어주는 ‘어머니’로, 동물들을 함께 살아가는 ‘형제’로 바라보았다. 

 

그들의 세계에는 인간을 수직으로 나누는 인위적인 계급이 존재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부족을 위하고 부족은 한 사람을 품어주는, 자연의 조화를 닮은 온전한 공동체 사회였다.

 

그들의 유일한 목적은 

존재의 어둠 속에 의식의 빛을 밝히는 것이었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6.05.28 10:57 수정 2026.05.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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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