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거대한 향유고래(백경, 모비딕)와 모비딕에게 한 쪽 다리를 잃고 살아나 복수를 위해 모비딕을 사냥하려 바다를 헤매다 최후를 맞는 ‘에이허브’ 선장의 이야기이다. 화자는 이스마엘이며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시작하여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시점을 넘나들면서 때로는 에이허브를 통해 의식의 흐름 기법을 보여주기도 하고 방대한 고래에 대한 자료를 담고 있는 모험소설이자 자연주의 소설, 상징주의 소설이기도 하다.
배경은 19세기 미국의 낸포트항, 소설의 주인공인 이슈마엘은 일자리를 구하다가 식인종 원주민이 사는 섬나라의 왕자 퀴케그를 만나게 되고 친구가 된다. 그들은 함께 일자리를 구하러 나갔다가 퀴케그의 뛰어난 작살 솜씨 덕택에 피쿼드호라는 배의 선원이 된다. 그들은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떠나고 그곳에서 선장 에이허브를 만난다. 그는 고래에게 한 쪽 다리를 잃은 후 고래뼈로 만든 의족을 달고 오로지 복수만을 생각하는 광기 어린 사람이다. 그는 다른 고래에게는 관심이 없다 오직 모비딕에 대한 복수만 꿈꿀 뿐, 광기 어린 선장의 모습에 신중하고 조심스런 일등항해사 스타벅이 선장의 복수를 만류하기도 하나 결국 선장의 고집에 굴복하고 만다.
대서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 태평양을 끝없이 항해하던 중 일본 근해에서 모비딕을 만나고, 사투가 벌어진다. 첫째 날, 모비딕에 의해 에이허브 선장의 보트가 박살이 나고, 선원 한 명이 죽는다. 둘째 날, 선원 들이 모비딕에게 작살을 던지며 공격하지만, 세 척의 보트가 박살 나고 탑승했던 선원들과 에이허브 선장은 겨우 본선인 피쿼드호에 구조된다. 셋째 날, 모비딕을 공격하던 선장은 모비딕의 옆구리에 작살을 꽂지만, 작살의 줄이 선장의 목에 감기면서 모비딕과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피쿼드호는 박살이 나고 선원들은 모두 죽는 데 유일하게 이슈마일 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멜빌(1829~1891)의 모비딕은 성경 속의 인물과도 관련이 있다. 이스라엘의 왕 중 가장 악한 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야합에서 따온 선장 에이허브, 야합왕과 갈등 관계에 있었던 선지자 엘리야는 피쿼드호의 미래를 예언한 일라이저의 영국식 이름이며, 피쿼드는 미국 북동부에 거주하고 있던 북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백인과 항쟁 후 최초로 전멸한 부족이라고 하니 멜빌은 성경이나 역사의 인물들의 이름을 차용하여 소설 속 인물들의 운명을 전개하고 피쿼드 호의 앞날을 복선으로 미리 깔아두었던 것이다.
모비딕은 1851년 미국에서 출판되었으나 그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일화에 의하면 어느 날 산책을 나갔다가 소나기를 피하느라 동굴로 들어간 멜빌은 거기서 우연히 ‘나다니엘 호돈’을 만나게 되고 그 후 멜빌과 호돈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애로우 헤드 헛간에서 만나 문학세계를 토론하며 친분을 쌓아갔는데, 멜빌은 호돈을 우상으로까지 생각하고 모비딕도 호돈에게 바친다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정작 호돈은 멜빌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모비딕이 발표되었을 때 처음에는 기괴하고 난해한 작품이라고 사람들로부터 거부되었다. 1920년대에 들어서야 주목을 받는데 그도 그럴 것이 고래에 대한 백과사전식의 나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원본은 읽기에 매우 난해하다. 멜빌의 4년 동안 고래잡이배를 탄 경험이 소설에 녹아 있는 백과사전식의 서술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멜빌이 모비딕을 쓴 1850년대에는 미국이 강대국이 되기 위한 밑바탕을 쌓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어떤 작가도 미국이 가진 모순을 다루지 못했다. 그러나 멜빌은 미국의 포경산업을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팽창과 파괴적 면모를 포착하였고, 자본주의의 탐욕과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욕이 미국이 가진 고유의 독창성과 다양성, 개인 존중 등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았다. 에이허그 선장의 고집스런 광기와 이스마엘과 퀴케그의 우정을 대비시키며 인간 비판하였다. 또한, 칼빈교 교인이었다고 하는데 인간은 자신의 죄에 대해 깨닫고 겸허해야 하고 모든 것을 신에 맡겨야 한다는 종교관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탐욕스런 인간이 자연을 대표하는 모비딕을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모비딕의 주제는 다양한 각도로 생각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는 자연에 대한 도전정신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인간의 목표에 대한 꺾이지 않는 정신, 인간 운명에 대한 끊임없는 극복 의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며, 환경이나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나 무리한 인간의 욕심에 대한 비판, 욕심이 가져오는 인간의 파멸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인데 전쟁, 기후 온난화, 바이러스 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 작품은 인간의 무모함과 무분별함을 비판하면서 너무 욕심을 부리고 살면 인류의 미래는 에이허브 선장과 피퀴드호처럼 한순간에 파멸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민병식]
현) 한국시산책문인협회 회원
현) 시혼문학회 교육국장
현) 코스미안뉴스 칼럼니스트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2021 광수문학상
2022 모산문학상
2022 전국 김삼의당 시·서·화 공모 대전 시 부문 장원
2024 아주경제신문 보훈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
2025 원주생명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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