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서점의 책 권수만큼 다양한 저자들이 있다 (1)

세상에는 서점의 책 권수만큼 다양한 저자들이 있다 (1)

 

편집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저자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

저자를 만나서 그가 쓰는 글에 대해 이런저런 토론을 벌이고, 코멘트를 하거나 때로는 투닥거리기도 하고, 결국 저자가 나의 조언을 받아들여 멋진 글을 완성해내는 모습 말이다.

그러나 막상 책 만드는 일을 하고 보니, 만드는 책의 분야에 따라 편집자가 개입할 수 있는 폭은 매우 달랐다. 밤새 함께 술을 마시면서 원고 얘기는 물론, 시시콜콜한 집안 이야기까지 더해 형제 이상 가는 끈끈한 친분을 쌓아갈 수 있는 분야의 저자도 있지만, 계약서 사인할 때 한번 얼굴보고 다음 일정은 메일과 전화로만으로도 충분히 협업할 수 있는 분야의 저자도 있다. 물론 거의 밥상을 눈썹에 맞출 정도로 어렵고 격식 있게 대해야 하는 저자도 많다.

나의 경우를 보자면 자기계발 분야의 저자들은 자신의 원고 챕터마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원하고 자주 연락은 하지만 비교적 거리를 두는 편이었고, 아동서 저자들은 동화처럼 밝고 맑았다. 문학 분야의 저자는 문장 하나라도 고치려면 일일이 확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고,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다.

 

편집자의 삶이란 한편으로 저자들과의 동고동락이다

인생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고 그 일의 30% 이상이 저자와의 소통이라고 보면, 어떤 저자와 어떻게 일하느냐는 편집자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훌륭한 저자를 만나 멋진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할 나위 없이 흥분되는 일이지만 평범했던 저자와 호흡이 잘 맞아 책을 만들어내고 판매까지 끌어내는 재미도 이에 못지않다. 물론 만드는 내내 치고받고 싸우고 으르렁거리다가도 출간 후 결과가 좋아 극적으로 관계가 끈끈해져버린 경험은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편집자와 저자는 원고의 첫 독자라는 낭만적인 설정 말고도 책이 진행되는 내내 서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고 답답함을 알아주는 유일한 벗이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중과 포숙처럼 의미 있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테지만 사실 책을 만들다 보면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저자들이 있고, 편집자라면 다들 자신이 만들어낸 책만큼의 저자를 만났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만난 저자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험담을 해보자면 이렇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편집자를 위한 출판수업

 

이시우 기자
작성 2019.11.14 14:40 수정 2019.11.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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