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요강

옛사람들의 생활환경과 지혜가 담겨 있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요강

 

 

안녕하세요. 최우주입니다. 새로움을 좇느라 잠시 놓쳐온 우리 사유의 뿌리를 다시 꺼내어 오늘의 언어로 마주해 보는 시간입니다. 빠른 해답 대신 오래 곱씹을 숨결을 건네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갈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자, 함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오늘은 옛날 사람들의 필수품이었으며 오줌통, ‘오줌그릇’이라고 부르기도 했던 요강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금처럼 실내 화장실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한밤중 차가운 바깥마당까지 나가지 않기 위해 방 한구석에 조용히 요강을 두었죠. 오늘날에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민망한 옛 물건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요강은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삶 속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생활 도구였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가장 사적인 순간을 묵묵히 받아내던, 침묵의 그릇이었습니다.

 

요강은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그 안에는 옛사람들의 생활환경과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온돌문화가 발달한 한옥에서는 특히 추운 겨울밤 노인이나 아이가 어둠 속 마당으로 나가는 일은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요강은 그런 불편과 위험을 줄여주는 생활의 기술이었습니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소박하고 원시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실용적이고 인간적인 발명품이었습니다.

 

재료 또한 다양했죠. 서민들은 질그릇이나 나무 요강을 사용했고, 양반가에서는 놋쇠나 백자로 만든 요강을 쓰기도 했습니다. 특히 놋요강은 보온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귀하게 여겨졌죠. 흥미로운 것은 요강이 문학과 해학 속에서도 자주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민담과 판소리, 옛이야기 속에서 요강은 때로 웃음을 만드는 장치가 되었습니다. 넘어지고, 뒤집히고, 숨겨지는 과정 속에서 인간의 허술함과 욕망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 정신과 삶의 민망함조차 웃음으로 넘기려 했던 여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요강은 인간의 평등을 보여주는 물건이기도 했습니다. 신분이 높든 낮든, 사람은 모두 밤이 되면 같은 생리적 존재가 되죠. 왕도, 선비도, 농부도 결국은 요강 앞에서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쇠요강의 경우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쇠붙이 수집령을 내렸을 때도 예외없이 수탈당했던 대상이기도 하였는데 그때 요강에 배설물이 묻어있거나 남아 있는 경우 요강에 있는 배설물을 아예 제거하고 깨끗이 세척한 후 수탈해 갔습니다.

 

오늘날 수세식 화장실과 위생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요강은 거의 사라져 박물관 한편에 놓여 있지만, 인간의 가장 사소하고 부끄러운 순간을 담은 요강에서 묘한 향수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그대에게 다다랐다면 지혜의 숲을 거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저는 최우주 기자였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2026.05.29 09:42 수정 2026.05.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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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