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집값 상승세 더 가팔라진다 전셋값 급등이 부동산 시장 다시 흔든다
건산연 “수도권 집값 연 4.5% 상승 전망” 전세난 심화에 매매시장 자극
입주 물량 감소 신축 선호 유동성 확대 겹쳐 지방과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한 번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셋값 급등이 매매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구조가 재현되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연간 4.5%, 전셋값은 5.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수도권 중심의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 확대 “신축 선호 현상 뚜렷”
건산연에 따르면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2.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간 상승률은 4.5%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기준 상승률은 하반기 1.5%, 연간 2.5% 수준으로 전망됐다.
수도권 강세를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는 신규 입주 물량 감소가 꼽힌다.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전환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존 주택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우수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상승으로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을 처분해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가 증가한 점도 집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자기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월 4.90%에서 올해 1월 8.88%로 크게 늘었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건산연은 지방 주택가격 상승률이 하반기 0.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신규 입주 감소와 전셋값 상승, 우량 입지 및 신축 선호 확대, 금융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구매력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수도권과 지방의 가격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전셋값 3.6% 급등 전망 “전세시장 안정이 핵심”
시장 전문가들이 더욱 주목하는 부분은 전세시장이다.
건산연은 상반기 1.4% 상승한 전셋값이 하반기에는 3.6% 추가 상승하면서 연간 상승률이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입주 물량 감소가 본격화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 비중이 늘면서 전세 공급은 줄어들고 수요는 유지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이 다시 매매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전세보증금은 사실상 주택 구입을 위한 레버리지 역할을 한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수 여력이 확대되고 이는 다시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가 형성된다.
김 연구위원은 “전세시장 안정화는 매매시장 변동성을 줄이고 주택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라며 “입주 물량 감소가 지속되는 만큼 정부와 시장 모두 전세시장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주 늘어도 공사 현장은 냉랭 건설경기 회복은 아직
주택시장과 달리 건설업계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건산연은 올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8.9% 증가한 240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건설투자는 266조1000억원으로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실제 착공과 공사 진행 단계에서는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동안 인허가 면적과 실제 착공 면적 사이의 누적 격차는 연평균 착공 면적의 1.8배 수준에 달했다. 올해 1~4월 누적 건설기성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전문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과 토목 부문이 건설경기 하락을 일부 방어하겠지만 민간 비주거 부문과 지방, 중소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상 PF 사업 지원과 실수요 기반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보다 착공 정상화가 먼저”
건설업계와 학계에서는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건설 전무는 “부동산 정책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장기 사업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신규 공급 발표보다 이미 인허가를 마쳤지만 착공이 지연된 사업장의 정상화가 시장 안정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역시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김기용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과장은 “신규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것보다 이미 계획된 사업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공급 확대에 더욱 효과적”이라며 “착공 지연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행정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전세시장과 입주 물량을 꼽는다.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 압력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문의 : 031-563-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