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아버지의 돌담
직장을 간두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제주도에 땅 한 평 가져보는 게
소원이라 전부터 말하던
울 아버지가
한라산 중산간 애월읍
외진 밭 가에 무턱대고 쌓기 시작한
돌담 틈새엔 맞바람마저 걸려들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만 한 것 같은 우리네 삶도
구멍 송송 뚫린 화산석을 가져다가
기어코 쌓고야 말리라
몇 번이고
굳세게 다짐할 때마다
아버지와 나 사이의 소통을 막는
막막하기만 한 돌담이 하나둘 쌓여갔지만
섬을 떠나려는 딸자식들은 아예 모른 체하고
오직 돌담을 쌓는 데만 열중하고부터
언젠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못 한 채
어지럽게 흩어져 나뒹굴던
구멍 송송 뚫린 화산석들을 주워다가
날이면 날마다 허리춤까지 쌓으려고만 했지.

[송희수]
2021년 『문학과 비평』 등단.
시집 『갈대는 울 아부지다』, 『밤마다 솔숲에 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