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아버지의 돌담

송희수

 

아버지의 돌담

 

 

직장을 간두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제주도에 땅 한 평 가져보는 게

소원이라 전부터 말하던 

울 아버지가 

한라산 중산간 애월읍 

외진 밭 가에 무턱대고 쌓기 시작한  

돌담 틈새엔 맞바람마저 걸려들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만 한 것 같은 우리네 삶도 

구멍 송송 뚫린 화산석을 가져다가

기어코 쌓고야 말리라 

몇 번이고 

굳세게 다짐할 때마다 

아버지와 나 사이의 소통을 막는

막막하기만 한 돌담이 하나둘 쌓여갔지만 

 

섬을 떠나려는 딸자식들은 아예 모른 체하고 

오직 돌담을 쌓는 데만 열중하고부터 

언젠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못 한 채 

어지럽게 흩어져 나뒹굴던 

구멍 송송 뚫린 화산석들을 주워다가 

날이면 날마다 허리춤까지 쌓으려고만 했지. 

 

 

[송희수]

2021년 『문학과 비평』 등단. 

시집 『갈대는 울 아부지다』, 『밤마다 솔숲에 가는 이유』. 

작성 2026.06.29 09:37 수정 2026.06.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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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