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강의 문화 노마드] 이탈리아의 ‘피자’
안녕하세요, 서문강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지혜와 경험은 자연스럽게 문화가 됩니다. 사소한 것부터 특별한 것까지, 그 이야기를 따라 여러분과 함께 떠나보려 합니다. 이 여정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세계를 다시 만나는 길입니다. 자, 함께 가볼까요. Let’s go.
오늘은 이탈리아인들의 자존심 ‘피자’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탈리아의 피자는 '공동체와 소통'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이탈리아인에게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삶을 공유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문화적 언어입니다.
피자는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이지만, 처음부터 특별한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수백 년 전 나폴리의 서민들은 밀가루 반죽 위에 토마토와 약간의 치즈를 얹어 허기를 달랬습니다. 값싸고 간편하면서도 든든했던 피자는 노동자들의 한 끼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평범했던 음식이 결국 가장 세계적인 음식이 된 것입니다.
피자에는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전해집니다. 1889년, 마르게리타 디 사보이아 왕비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때 한 요리사가 왕비를 위해 특별한 피자를 만들었습니다. 빨간 토마토는 국기를, 하얀 모차렐라 치즈는 순수함을, 초록 바질은 자연을 상징했습니다. 이탈리아 국기의 색을 그대로 담은 이 피자는 왕비의 이름을 따 '마르게리타 피자'라고 불리게 되었고, 지금도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피자로 남아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피자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들에게 피자는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입니다. 반죽을 얼마나 오래 숙성시키는지, 화덕의 온도는 몇 도인지, 토마토와 치즈의 산지는 어디인지까지 세심하게 따집니다.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장인정신이 담긴 작품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폴리의 피자 장인들은 오랜 세월 기술을 이어왔습니다. 반죽을 손으로 돌려 늘리는 동작, 400도가 넘는 장작 화덕에서 1~2분 만에 구워내는 감각은 오랜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한 기술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유네스코가 '나폴리 피자 장인의 기술'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두툼한 도우와 다양한 토핑을 얹은 스타일이 탄생했고, 일본에서는 해산물을, 한국에서는 불고기와 고구마를 올린 피자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같은 음식이지만, 각 나라의 문화와 입맛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커다란 피자 한 판을 가운데 두고 가족과 친구들이 조각을 나누는 모습은 세계 어디에서나 비슷합니다. 음식을 나눈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나누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서문강의 문화 노마드]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