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수 칼럼] 국립해양유산연구소의 거북선 학술 복원 보고서

이봉수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임진왜란 당시 혁신 병기였던 거북선의 구조와 기능 체계를 종합적으로 복원한 '거북선 학술 복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한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이다.

 

거북선의 구조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갑론을박하면서, 2층 구조와 3층 구조설 등이 대립하고 있었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과학적인 고증보다는 "내가 배를 타봐서 아는데…", "내가 배를 만들어 봐서 아는데…"와 같은 비과학적 주장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학술 복원 보고서는 정조 때 발간한 '이충무공전서'에 나오는 거북선의 세부적인 제원과 사실적 그림을 기초로 결론을 도출한 것이라고 한다. 이충무공전서에는 다음과 같이 거북선의 제원에 대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밑판은 열 쪽을 이어 붙였는데 길이는 64척 8촌이고, 머리 쪽 너비는 12척, 허리 쪽 너비는 14척 5촌, 꼬리 쪽 너비는 10척 6촌이다. (중략) 축판은 일곱 쪽을 이어 붙였는데 높이는 7척 5촌이고, 윗 너비는 14척 5촌, 아래 너비는 10척 6촌인데 여섯째 판자 한가운데 직경 1척 2촌 되는 구멍을 뚫어 키를 꽂게 되어 있다. (중략) 뱃머리에는 거북 머리를 만들었는데, 길이는 4척 3촌이고 너비는 3척인데 그 속에서 유황 염초를 태워 입으로 연기를 안개같이 토하여 적을 혼미하게 한다." 이는 현대적 설계도에 못지않은 상세 기록이다.

 

이 외에도 이충무공전서에는 노의 개수, 방의 개수, 대포 구멍의 개수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배 위에는 판자로 덮고 판자 위에는 십(十) 자로 좁은 길을 내어 겨우 다닐 만하게 하고, 그 밖에는 모두 칼과 송곳을 깔았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답게 상세하게 거북선의 제원을 꼼꼼하게 기록해 놓았다.

 

여기에 더해 세밀화 수준의 거북선 그림까지 그려 놓았다. 전라좌수영구선과 통제영구선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거북선 각 부분의 세부적인 수치와 함께 이 그림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복원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논란이 끝도 없이 이어져 온 것은 역사학계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봐야 한다.

 

이번 학술 복원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통제영구선이 돛을 달아 돛대를 눕히거나 세우는 방식으로, 신속한 전환이 가능해 의장용과 전투용 모두 가능한 구조임을 확인했다. 반면 전라좌수영구선은 돛대가 없는 노 중심의 구조로 전투에 집중하기 위한 설계임을 알 수 있다.

 

두 거북선 모두 2층 구조로 1층은 무기 보관과 군사들의 휴식을 위한 공간이며, 2층은 노를 젓고 화포를 쏘는 참전 공간과 다락 형태의 상포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혀 논란이 많았던 3층 구조설이 잘못임을 밝혔다.

 

거북선의 밑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앞뒤가 완만하게 들린 '만곡형 구조'라고 한다. 이는 물살이 세고 수심이 얕은 연안 수로에서 기동성과 선회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통 조선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이충무공전서'에 기록된 거북선의 제원과 그림을 바탕으로 구조 분석과 조선공학적 검증, 모형 제작 등을 통해 거북선의 원형을 제대로 밝혀낸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이를 계기로 엉터리로 복원하여 남해안 곳곳에 띄워 놓은 거북선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

 

 

[이봉수 논설주간] 

시인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

https://myisoonsinxsz.zaemit.com/

 

작성 2026.07.06 08:52 수정 2026.07.0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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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