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영혼의 편지] 칭기즈 칸
안녕하세요. 마음의 쉼이 필요한 그대에게 빛처럼 살다 간 영혼들의 편지를 전하는 영혼지기 ‘자인’입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마음이 잠시 비어 있다면 그 틈으로 영혼의 편지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오늘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제국을 건국하고 몽골 제국의 국부이자 여러 의미로 볼 때 사실상 몽골의 시조인 칭기즈 칸이 보내온 편지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존경하는 그대에게
사람들은 내 이름을 들으면 먼저 정복을 떠올립니다. 거대한 기마군단과 끝없이 이어진 전쟁, 수많은 나라를 무릎 꿇린 황제를 기억합니다. 그러나 나의 시작은 황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잃은 한 소년이었습니다. 내 아버지는 독살되었고, 부족은 우리 가족을 버렸습니다. 어머니는 들판의 풀뿌리와 물고기로 우리를 먹여 살렸으며, 나는 굶주림 속에서 살아남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권력이 아니라 생존이었습니다.
그대여, 삶이 그대를 버렸다고 생각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리고, 세상이 너무 차갑게만 느껴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뿌리가 깊은 나무는 비옥한 땅보다 거친 바람 속에서 자라는 법입니다. 고난은 인간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힘을 만들어 줍니다. 나는 사람을 신분으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귀한 가문에서 태어났는가보다 충성할 줄 아는가를 보았고, 혈통보다 능력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목동도 장수가 될 수 있었고, 재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었습니다. 강한 나라는 특권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공정함으로 세워진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먼 세월을 건너 그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전쟁이 아닙니다. 전쟁은 승자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나는 누구보다 넓은 땅을 가졌지만, 인간의 생명보다 넓은 땅은 없다는 사실 또한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대는 정복보다 화합을 배우십시오. 남을 꺾어 높아지는 사람보다, 서로를 살려 함께 커지는 사람이 더 큰 지도자입니다.
힘은 사람을 복종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존경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존경은 공정함과 신뢰에서 태어납니다. 나 또한 수많은 선택 앞에서 흔들렸고, 때로는 너무 거친 길을 걸었습니다. 후세는 내 업적과 함께 나의 그림자도 기억할 것입니다. 그것이 역사의 본모습입니다. 위대한 사람이라 불리는 이들조차 빛만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나의 성공보다 나의 실수에서도 배우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의 초원을 달리는 기수입니다. 바람을 탓하기보다 고삐를 붙잡으십시오. 두려움에 말이 멈추더라도 다시 일으켜 세우십시오. 목적지를 잃지 않는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새로운 하늘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 존경하는 그대여, 강해지십시오. 그러나 강함으로 약한 이를 짓누르지 마십시오. 높이 오르십시오. 그러나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보다, 뒤따르는 사람의 손을 먼저 붙잡아 주십시오. 세상을 얻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일입니다. 끝없는 초원을 달려온 한 기마인이, 그대에게 이 편지를 띄웁니다.
이 편지가 그대에게 잘 전달되었겠지요. 이 편지를 덮는 순간에도 그대의 마음 한켠에 남은 작은 울림은 그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줄 것입니다. 저는 영혼지기 ‘자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