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겨울 속으로

전승선





겨울 속으로

 

 

밖에는 눈이 내리고

호흡을 뱉어내는 방안으로

거친 공기들이 스멀거린다.

 

책장 속에 잠들은

옥타비오 빠스를 꺼내 들고

먼 이국의 언어를 껴안으면

 

결이 고운 태양의 돌은

날카로운 날을 세우고

심장을 마구 도려낸다.

 

피 흘리는 바닥으로

흰 눈이 쌓이고 쌓여 겨울이 가고

 

늙은 청춘이여

피 흘리는 산맥을 넘어

눈 쌓이는 겨울을 넘어

달아나다 달아날 곳 없는

마흔넷의 청춘이여

 

책장 속으로 숨은

잃어버린 집을 찾아 떠나간다.

 

눈 내리는 한밤

지금 멀리 와 있구나.

저 멕시코 고원에서

눈 내리는 겨울을 삼키고 있다

 

겨울이 간다.

이 밤 눈이 내린다.

 

 

 




전명희 기자
작성 2019.12.22 10:23 수정 2019.12.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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