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겨울 속으로
밖에는 눈이 내리고
호흡을 뱉어내는 방안으로
거친 공기들이 스멀거린다.
책장 속에 잠들은
옥타비오 빠스를 꺼내 들고
먼 이국의 언어를 껴안으면
결이 고운 태양의 돌은
날카로운 날을 세우고
심장을 마구 도려낸다.
피 흘리는 바닥으로
흰 눈이 쌓이고 쌓여 겨울이 가고
늙은 청춘이여
피 흘리는 산맥을 넘어
눈 쌓이는 겨울을 넘어
달아나다 달아날 곳 없는
마흔넷의 청춘이여
책장 속으로 숨은
잃어버린 집을 찾아 떠나간다.
눈 내리는 한밤
지금 멀리 와 있구나.
저 멕시코 고원에서
눈 내리는 겨울을 삼키고 있다
겨울이 간다.
이 밤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