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부탁해
초영 김종분
사랑하는 딸아
네가 자라거든 부디 꽃을 심거라
버려진 땅에 꽃을 심으면 흙도 연해지고
화난 짐승들의 발자국 소리도 순해진단다
사랑하는 딸아
싹틀 때 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먼 산을 바라보며 화를 참고
꽃필 때 까지 깊은 바다를 생각하며 화를 녹여라
사랑하는 딸아
생이 외롭거든 꽃잎 되거라
거칠고 얼어붙은 가지 떨며 기어가는 벌레들
따스하게 덮어주는 꽃잎 되거라
비바람 잘 날 없고 눈보라 휘몰아쳐도
끝끝내 밀어올리는 수액되거라
사랑하는 딸아
아예 꽃나무 되거라
꽃나무 그리워지는 숲이 되거라
【김종분 프로필】
김종분
호: 초영(草英)
시인, 시낭송지도강사,
서울시낭송협회/詩音회장 한국문협,
국제펜클럽 특별위원,
한국창작문협 편집위원
전국시낭송대회 심사위원,
수상ㅡ전국소월백일장 장원, 금오문학대상,
(사)한국창작문학 본상 시와창작 문학대상,
한국을 빛낸 시낭송대상
시집:(향기가 짙은 꽃은 가슴에 핀다) 외 동인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