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의 항간세설] 코스미안의 역정(歷程)은 우곡(宇曲) ‘코스모스 칸타타이리[2]

이태상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는 일찍이 갈파했다.

 

네겐 네 방식이 있다. 내겐 내 방식이 있다. 옳은 방식, 바른 방식, 그리고 유일한 방식, 그런 방식이란 없다. You have your way. I have my way. As for the right way, the correct way, it does not exist.”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제 안에 혼돈이란 카오스가 있어야 한다. One must still have chaos in oneself to be able to give birth to a dancing star.”

 

()이 있다면 나는 춤 출 줄 아는 신만 믿으리라. 내가 만난 내 악마는 매사에 진지하고, 철저하고, 엄청나며, 엄숙하더라. 모든 걸 지상으로 끌어 내리는 중력(重力)의 정령(精靈)으로 그를 통해 만물이 추락한다. 분노가 아닌 웃음으로 죽여줄 수 있으니, 어서들 와서 중력의 정령을 죽여버리자. I would only believe in a god who could dance. And when I saw my devil, I found him serious, thorough, profound, and solemn; it was the spirit of gravity-through him all things fall. Not by wrath does one kill but by laughter. Come, let us kill the spirit of gravity.”

 

이 큰 스승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따라 이행하는 수제자가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인 것 같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20091202017120)가 끝나기 직전 뉴욕타임스의 캐나다 태생의 미국 언론인으로 보수중도파 고정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David Brooks, 1961 - )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 그가 백악관을 떠나게 되면 자신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잊지 못하고 많이 생각하며 그리워할 것이라고 그의 칼럼에 썼다.

 

오바마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고 찬성해서가 아니고 그의 격조 높은 품격 때문이라고 평했다. 격조 높은 품격에 금상첨화 격으로 2016430일 저녁 그의 마지막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행한 연설(‘President Obama’s 2016 White House correspondents’ dinner speech’)을 통해 그는 폭소의 웃음잔치를 베풀었다. ‘너드 프롬(Nerd Prom)’이라 불리는 이 미국 언론계의 최대 연례행사는 1921년부터 개최돼 대통령이 기자단을 비롯해 사회 각계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유쾌하게 평소에 못하던 뼈 있는 농담으로 먹구름장 같은 어둡고 답답한 정치, 경제, 사회 분위기를 시원하고 가볍게 푸는 피뢰침 역할을 하는 전통이다.

 

너드(Nerd)’는 따분하며 유행 감각이 뒤진 멍청이를 뜻하는 속어로 잘난 체 하는 기자들을 빗대어 쓴 단어이고, ‘프롬(Prom)’ 은 무도회가 열릴 때 줄지어 입장하는 ‘Promenade’의 준 말이다. 이 행사 진행을 맡은 오바마와 동갑내기로 전문 코메디언 래리 윌모어(Larry Wilmore, 1961 - )를 무색케 할 정도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는 오바마를 워싱턴 포스트는 코미디계의 최고사령관(CIC The Comedian-In-Chief)’이 라며 그의 마지막 공연을 극찬했다. 그 당시 폭소를 자아낸 몇 대목을 아래와 같이 옮겨보리라.

 

공화당 인사들에게 고기와 생선 중 만찬 메뉴를 선택하라고 했더니 공화당 출신으로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지도 않은 폴 라이언(Paul Ryan, 1970년생으로 201510월부터 20191월까지 제54대 미 하원의장, 2018411일 정계에서 은퇴함)을 고르더라.”

 

“Guests were asked to check whether they wanted steak or fish. But instead, a whole bunch of you wrote in Paul Ryan. That’s not an option people. Steak(Donald Trump) or fish (Ted Cruz). You may not like steak or fish, but that’s your choice.”

 

수많은 기자와 저명인사 그리고 카메라가 있는데도 트럼프가 초대를 거절한 것을 보면 오늘 만찬 식사가 그가 늘 먹는 트럼프 스테이크보다 싸구려라서 그런 것 같다.”

 

“You’ve got a room full of reporters, celebrities, cameras. And he says no. Is this dinner too tacky for the Donald? Is he at home eating a Trump steak?”

 

공화당 지도부는 도널드가 대통령 되기엔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정하게 얘기하자면,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해를 두고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만났다.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아제르바이잔 등

 

“They say Donald lacks the foreign policy experience to be president. But in fairness, he has spent years meeting with leaders from around the world: Miss Sweden, Miss Argentina, Miss Azerbaijan, etc”

 

내년 이맘때면 바로 이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서 있겠지만, 그녀가 누구일지는 다 아는 일이다.”

 

“Next year at this time, someone else will be standing here in this very spot and it’s anyone’s guess who she will be.”

 

힐러리가 젊은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려고 애쓰는 걸 보면 이제 막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친척 할머니를 보는 것 같다.”

 

“Hillary trying to appeal to young voters is a little bit like your relative who just signed up for Facebook.”

 

그 이후 8년간의 대통령직을 물러난 후 갖게 될 가상의 촌극 취직 인터뷰에서 고용주로 분장한 미국 코미디언 스티븐 콜버트 (Stephen Colbert, 1964 - )가 구직 희망자 오바마에게 어떤 쓸 만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워 그가 내세울 게 뭐가 있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했다.

 

난 노벨 평화상을 탔습니다.”

“I did win the Nobel Peace Prize.

 

, 그래요? 그런데 그 건 뭣 때문에 탔습니까?”

“Oh, what was that for?”

 

솔직히 말하건대, 나도 잘 모르겠어요.”

“To be honest, I don’t know.”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도 말하지 않았었나.

 

유머의 숨겨진 바탕은 기쁨이 아니고 슬픔이다.”

“The secret source of humor is not joy, but sorrow.”

 

, 이제 웃음에 관한 13가지 명언을 우리 잘 좀 생각해보자.

 

유머는 전염된다. 웃음은 감염된다. 둘 다 당신의 건강에 좋다.

윌리암 프라이(William Fry, M.D.)

 

웃음은 만국 공통어다. 나이 먹으면서 많이 웃으면 있을 제 자리에 주름살이 생긴다. 성인이 하루 15번만 웃고 살면 병원의 수 많은 환자들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조엘 굿맨(Joel Goodman)

 

당신은 웃을 때 제일 아름답다.

-칼 조세프 쿠쉘(Karl-Joseph Kuschel)

 

나 하나가 웃음거리가 되어 국민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난 바보가 되겠다.

-핼무트 콜(Helmut Kohl)

 

웃음은 살 수도 빌릴 수도 도둑질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유머의 꽃은 슬픈 시대에 핀다.

-유대인 격언

 

폭소가 터져 나오려고 하거든 언제나 문을 활짝 열어줘라.

-아르투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이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라면, 미소는 거기에 뜨는 무지개다.

-다트리(Datrie)

 

웃음은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참을 수 있는 것으로, 나아가 희망적인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봅 호프(Bob Hope)

 

왜 웃지 않는가. 나는 밤낮으로 무거운 긴장감에 시달려야 했다. 내가 웃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오래전에 죽었을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가장 심각한 일들을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운명과 유머는 함께 세계를 지배한다.

-하비 콕스(Harvey Cox)

 

웃음은 최고의 결말을 보장한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서양의 유머가 인격(人格)으로 스스로를 웃기는 일이라면 코미디는 성격(性格)으로 남을 웃기는 일이며 조크는 말 자체를 웃기는 말장난이다.

 

그러면 우리 한민족의 걸쭉한 입담과 재치,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마당놀이는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가히 신격(神格)이라 할 수 있지 않나. 그러니 우리 추락한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리 고유의 마당놀이 한바탕 질펀하게 놀아볼거나.

 

오늘은 어제보다 죽음이 한 치 더 가까워도, 평화로이 별을 보며 웃어주는 마음

 

스믈한 살의 이해인 수녀가 어렸을 때부터 하루에 한 번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쓴 시구란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내놓은 지 40돌을 맞아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남과의 비교에서 불행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오늘은 어제보다 죽음이 한 치 가까워도 평화로이 별을 보며 웃어주는 마음이 필요한 게 아닌가. 여행도 좋지만 떠나기 전에 독서여행, 사색여행, 기도여행 등 내면의 여행을 부지런히 하고 나서 그 보상으로 여행, 순례를가는 것은 어떨까 싶어요. 신적 존재에 대한 수직적인 믿음과 기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수평적 관계에요. 위쪽으로만 잘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자세죠. 평범한 일상 안에서 비범한 기쁨과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참 신앙인이에요. 기도만 열심히 하면서 이웃과는 불목해선 안 되죠. 특히 약자들을 내 친지처럼 여겼으면 좋겠어요.”

 

소통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제14대 달라이 라마(Dalai Lama)의 종교와 문화를 초월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상식 10()을 우리 같이 깊이 좀 생각해보자.

 

매일 아침, 잠을 깨면서 오늘도 내가 살아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냐. 이 소중한 삶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Everyday, think as you wake up, today I am fortunate to be alive, I have a precious life, I am not going to waste it.

 

행복이란 기성품이 아니다. 네 행동에서 생기는 것이다. Happiness is not something ready made. It comes from your own action.

 

마음과 정신은 낙하산과 같다. 열려야 작동한다. The mind is like a parachute. It works best when it’s open.

 

때로는 네가 원하는 것 얻지 못하는 게 놀라운 행운임을 기억하라. Remember that sometimes not getting what you want is a wonderful stroke of luck.

 

네가 세상을 바꾸기엔 너무도 하찮은 존재라 생각한다면, 한 마리 모기를 생각하라. If you think you are too small to make a difference, try sleeping with a mosquito.

 

위대한 사랑과 위대한 업적은 위대한 위험을 무릅쓴 결과란 사실을 잊지 말라. Take into account that great love and great achievement involve great risks.

 

두 팔 벌려 변화를 환영하되 네 소중한 가치관을 버리지 말라. Open your arms to change but don’t let go of your values.

 

때로는 침묵이 최선의 해답임을 기억하라. Remember that silence is sometimes the best answer.

 

매일 혼자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라. Spend some time alone everyday.

 

인류에 대해 뭐가 제일 놀라운 일로 생각되느냐는 질문에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대답한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인간이다. 왜냐하면 돈을 벌기 위해 그는 건강을 잃는다.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그는 돈을 버린다. 또 그리고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그는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 따라서 그는 현재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다. 마치 영원토록 죽지 않을 것처럼 살다가 그는 삶을 실제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는 사실 말이다. Man. Because he sacrifices his health in order to make money. Then he sacrifices money to recuperate his health. And then he is so anxious about the future that he does not enjoy the present; the result being that he does not live in the present or the future; he lives as if he is never going to die, and then dies having never really lived.”

 

이상의 10()을 하나로 줄인다면 죽음을 사랑해야 삶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쯤에서 더할 수 없는 아이러니(irony)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너무도 비상식적인 모순과 부자연스런 행태를 우리가 언제까지나 ()’스러움으로 두 손 모아 합장하거나 가슴에 성호를 그어가면서 우러러 받들기만 할 것인가?

 

이해인 수녀나 달라이 라마를 보면서 나는 극심한 민망감과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이들은, 인간중심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신() 중심의 종교, 그것도 있는지 없는지 모를, 있다고 해도 그 ()’이란 것이 어떤 분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데, 인간이 만든 허깨비 같은 종교의 대표적인 제물이 아닌가. 소위 성노예로 불리는 희생자들보다 더 심한 피해자들이 아닌가. 버러지 같은 미물도 자연의 모든 생물이 다 누리는 성()의 쾌락을 자의든 타의든 간에 박탈당하고 거세당한 내시(內侍)’ 같이 말이어라.

 

여기서 우리는 자신에게 진지하게 한 번 자문해보자. ()이 있는 지옥과 성()이 없는 천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람에 따라 선택의 척도가 다르겠지만 한 서베이(survey) 조사에 따르면 해답은 성()이 있는 지옥이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현대 우연성 음악의 개척자로 동양철학에 심취했던 미국의 아방가르드 작곡가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도 그의 생전에 그가 잘 모르는 한 여성 작곡가가 보낸 편지에 답신으로 쓴 장문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으리라.

 

어떤 소리든 소리마다 경청할 만하다는 개념은 불교적인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감성이 있든 없든 간에 모든 존재는 다 부처이고 따라서 우주의 중심에 있다. 나는 내 머릿속에 있는 뭔가를 적지 않는다. 실제로 내 머리 밖에서 들릴 때까지 나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이렇게 해서 난 때때로 전에 들어보지 못한 뭔가를 작곡할 수가 있다.”

 

“The notion that every sound is worthy of attention is, you might say, a Buddhist notion. Every being, whether sentient or non-sentient, is the Buddha, and is therefore at the center of the universe. I do not write something that’s in my head. In fact, I don’t hear anything until it is audible outside my head. In this way I can sometimes write some- thing that hasn’t been heard before.”

 

이는 모든 것이 우주의 음악이란 뜻이 아닐까. 우리가 몸으로 하는 섹스 성악(聲樂/性樂) 음악(音樂/淫樂)이든 마음으로 빚는 음악 몽환적(夢幻的)인 그리움이든 영혼으로 울부짖는 하늘이여기도 주문(呪文)이든, 우리의 존재 자체가 코스미안의 역정(歷程) 행진곡으로 우리 모두의 우곡(宇曲) ‘코스모스 칸타타(Cosmos Cantata)’이어라.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5.25 11:54 수정 2020.05.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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