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재의 연당일기] 뉴욕시 일부 흑인 폭력과 약탈행위

위선재

며칠 동안 화씨 70도 정도이던 기온이 오늘부터 82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이번 주는 계속 86도 정도라고 한다.

 

아침부터 날씨도 갑자기 후덥지근 해졌다. 뜰의 녹음이 갑자기 엄청 짙어 보인다. 캘린더가 유월로 바뀌자마자 날씨도 초여름으로 바뀌었다. 어디에선가 창포꽃이라도 피어날 것 같은 날씨다.

 

아침에 우리 가게와 메인스트리트를 사이에 두고 장사를 하고 계시는 사진관 아저씨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우리 집으로 건너오셨다. 오늘 한 시쯤 우리 동네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하기로 되어 있다는 소식을 나누기 위해서다.


월요일에 이어 어제밤에도 맨해튼과 브롱스의 그랜드 콘코스, 포담 등의 가게들이 속수무책으로 폭도들에게 약탈을 당하였다.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화이트 플레인즈의 상가도 어젯밤 약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니 평소 평화스러운 동네라고 해도 우리 동네에서도 시위가 시작되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란 것을 장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사진관에는 셔터문이 없는 데다 출입문조차도 강화유리가 아닌 보통 유리란 것이어서 아저씨는 가게 안의 비싼 장비들과 컴퓨터를 걱정하고 계셨다.


남편도 평소보다 일찍 점심밥을 먹고 가게로 나갔다. 그러고 나서 오늘은 하루종일 가게를 떠나지 않고 지키려는 것이다. 우리 동네엔 흑인 인구도 별로 없고 있어도 점잖은 사람들이니 그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혼란을 틈타 약탈을 하려는 목적으로 여기저기 원정 다닌다는 폭도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남편은 이제 우리 가게의 안전을 더이상 장담할 수가 없게 되고 같은 업종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약탈자들에 의해 처참하게 털린 자기 가게 안을 찍은 동영상을 올리곤 하자 남편은 뉴욕시와 뉴욕주에서도 이제 주 방위군을 투입하여 시민들의 안전과 상가들의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시위가 시작되면 그 끝은 혼란해질 것이고 그 틈을 타 약탈이 시작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경찰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사이 상점주들은 눈앞에서 재산을 약탈당하고 있는데 그렇게 잃은 재산은 누가 보상해주느냐는 것이다. 그러니 피해가 예상되는 지점에 방위군들을 풀어 가게들을 지키게 하면 약탈자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란 것이다.

 

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발화된 LA폭동을 겪었던 로스앤젤레스 시는 발 빠르게 주 방위군을 시내에 배치시켰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곳에서는 방화와 약탈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제 뉴욕시도 주 방위군을 풀어 무고한 시민들의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난 그의 생각에 반대하는 편이다.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서이다. 뉴욕시 전체가 아직 뉴욕시 삼만 오천 명의 경찰로 자체적으로는 통제를 못 할 만큼 무법천지가 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뉴욕시에서 일어난 문제라면 뉴욕시 경찰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집안일은 집안에서 해결해야지 외부의 힘을 빌린다면 또 다른 잡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 방위군이 전투보다는 방위를 목적으로 한 군이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아직도 군인이니 자신의 시민들에게 쓰기에는 부적당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뉴욕 시장이나 경찰 수장이 정치적인 판단을 해야만 하는 때이기도 하다. 애초에 이 사건의 본질은 흑백갈등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과잉 진압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했던 경찰관 등은 모두 살인죄와 살인 방임죄로 기소되어 있다. 그 가운데 시위가 아직도 퍼져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마당에 설사 약탈자나 범죄자라 하더라도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또 다른 사상자라도 생긴다면 나라가 뒤집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사태와 시위와 약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남편과 내가 다르고 그리고 딸아이와도 다르다. 딸은 사람의 인권이란 면에 치중하여 흑인들의 억울한 입장과 감정에 많이 동조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는 딸이 그러는 것처럼 그들의 입장과 억울함에 무조건 공감할 수는 없다.

 

딸에게도 이 사건으로 촉발된 사회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흑인 사회 전체를 무고하고 일방적인 인종차별의 희생자라고 보는 시선은 옳지 않다고 말하곤 한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하곤 한다.

 

숫자나 통계적으로 흑인 인구의 몇 퍼센티지가 일하지 않고 사회복지기금만으로 살아가는지, 총기, 마약, 가정폭력, 갱단 관계 범죄에 연루된 그들의 퍼센티지가 얼마인지 보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소요사태로 인해 사회가 혼란에 빠진 틈을 타서 남의 가게를 부수고 들어가 약탈을 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평상시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의 물건을 훔쳐 가는 사람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란 것이다.

 

시위를 나왔다가도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가게를 부수고 약탈해가면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민낯을 들어 내어버리는 사람들을 우범자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무엇이라고 부를 것이냐는 것이다

 

미국의 많은 선량하고 배운 흑인들이 미국 사회 속에서 팽배한 흑인에 대한 이러한 정형화된 이미지와 선입관의 희생이 되어 죄지은 것도 없이 두렵고 공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침에 미용재료상 협회 단체 카톡 방에 세 시간 동안이나 약탈당해 텅 빈 가게의 동영상을 올린 업주에게 흑인들이, 흑인 전체가 어떻게 보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위선재]

뉴욕주 웨체스터 거주

위선재 parkchester2h@gmail.com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05 11:33 수정 2020.09.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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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