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추석 전날 가황이라고 불리는 나훈아가 KBS에 출연하여 '테스 형'을 열창하면서 사람들이 트로트에 더욱 열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같은 현상은 가히 트로트 르네상스라고 할 만하다. 이러한 시기에 유차영 작가가 ‘트로트 열풍 남인수에서 임영웅까지’를 펴냈다. '도서출판 행복 에너지'가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1921년 '희망가'부터 2020년 '이제 나만 믿어요'까지, 총 100곡을 엄선하여 우리나라 트로트 역사 100년의 궤적을 정리했다. 각 노래별로 작사, 작곡, 가수, 시대, 사람, 상황,사연을 해설하고 있다. 특히 노래에 얽힌 감칠 맛 나는 사연과 뒷이야기들은 일반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책은 대중가요를 통하여 우리의 근현대사를 더듬어볼 수 있는 귀한 자료집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2020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중들의 삶과 희로애락을 노래한 수많은 대중가요 중에서 유차영 작가가 엄선한 유행가 100곡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뽕짝 열차를 타고 아련한 시간여행을 한 후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유행가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흘러가는(流行) 노래다. 트로트 가락이 흘러흘러 가다가 2020년에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유차영 작가는 "유행가는 세월 따라 흐르기도 하고 되돌아 오기도 한다. 가을 낙엽처럼 강물을 따라 흘러 가버리기도 한다. 바다 위에서 가라앉지 않고 영원히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이런 노래가 국민 애창곡이 된다"고 말한다.
유차영 작가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 대령이다. 가끔 하모니카와 섹소폰을 불며 뽕작을 열창하는 그는 막걸리와 젓가락 장단만 있으면 밤새 노래하고 그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독특한 사람이다. 지금은 한국콜마에서 전무로 재직하고 있다.
이해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