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대란 시작… 집주인이 220명 전세금 449억 ‘먹튀’

보증기관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 5년간 7654억 달해… 회수도 막막

서울 양천구에 사는 임대인 A씨는 2017년부터 지난 8월 말까지 무려 220명에 달하는 세입자에게 449억41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A씨가 일으킨 ‘전세 사고’ 가운데 207건에 대한 전세보증금 423억8500만원을 대신 갚아줬다. 하지만 HUG는 지금까지 A씨에게 이 금액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다.


등록 임대사업자인 A씨는 제도와 법의 허점을 이용해 빌라 분양업자·중개업자와 짠 뒤 다세대주택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전세보증금을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잠적한 그가 보유한 임대 주택은 총 490채로 세입자들은 대부분 신혼부부이거나 갓 취업한 사회초년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은 임대인이 임차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가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대위변제)해준 뒤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끝내 변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HUG는 서울 관악구의 B씨가 돌려주지 못한 전세보증금 28건 63억5200만원, 충남 예산군 C씨의 전세금 12건 28억6000만원을 대신 갚아줬으나 역시 회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전셋값이 급등하고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는 시기에 이른바 깡통 전세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갭투자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성진 기자
작성 2020.10.08 09:04 수정 2020.10.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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