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은 소장자료총서8《한글로 세계를 바라보다, 지리 교과서 사민필지》를 공개한다. 한글문화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미공개 소장자료를 발굴하여 일반에 소개하는 ‘소장자료총서’ 발간 사업은 그간 정조의 한글편지·김씨부인상언·곤전어필, 고열녀전, 해부학, 덕온공주가의 한글 자료로 총서를 발간하여 일반에 공개해 왔다.
이번 총서는 그 여덟 번째로,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최초의 한글 세계지리서 《사민필지》를 소개한다. 헐버트 건국공로훈장 수훈 7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이번 소장자료총서8은 《사민필지》 초판을 고해상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누구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현대어로 번역하고 《사민필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풍부하게 수록하였다.
한글로 만든 첫 세계지리 교과서
《사민필지》는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Hulbert, H.B., 1863~1949)가 1891년 간행한 최초의 한글 세계지리 교과서로 1896년 발간된 최초의 순 한글 신문인 독립신문보다 5년 앞서 발간되었다. ‘선비와 백성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는 뜻의 제목에 걸맞게 세계의 지식과 문화를 개괄하였으며 태양계 그림, 세계전도, 대륙별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사민필지》는 19세기 말 우리말의 언어와 당시 세계 각국에 대한 인식, 근대 지리서 및 교육 교재의 발달 과정, 연활자의 서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일 뿐만 아니라, 국어사적, 문화사적으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한글문화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외국 지명의 130년 전 한글 표기를 만나다
《사민필지》는 그동안 학계에서 연구되어 왔으나 유물의 고해상도 이미지 전부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간되는 소장자료총서8은 《사민필지》의 유물 이미지와 판독문, 현대어를 싣고 해제와 함께 국어사, 문화사 분야의 논고 4편을 수록하였으며 일반인들도 《사민필지》에 담긴 세계지도와 옛 한글 지명을 모아 볼 수 있는 부록과 엽서를 제작하여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서문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