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 ] 삼마치 고개의 추억

이봉수 논설주간

사진=코스미안뉴스


강원도 횡성과 홍천 경계에 있는 오음산(五音山)에 삼마치(三馬峙)라는 고개가 있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삼마치터널이 있고 국도로 가도 또 다른 삼마치터널이 있다. 이 삼마치 고개에는 전설이 하나 전해온다.


옛날 이 고을 사람들은 오음산에서 5명의 장수가 날 것이라는 풍수설을 믿었다. 그러나 장수가 나면 이 고을이 편안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오음산 골짜기의 바위굴에 구리를 녹여 붓고 쇠창을 꽂았다.


그랬더니 장수의 혈맥이 끊겼던지 검붉은 피가 용솟음치면서 다섯 개의 울음 소리(五音)가 사흘 밤낮을 진동했고 사흘째 되던 날 저녁나절에 주인을 잃은 백마 세 마리(三馬)가 나타나 힘 없이 이 고개를 넘어갔다고 한다.


나는 이 삼마치 고개에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다. 오래 전에 원주에서 군대생활을 할 때 호송병으로 삼마치 고개를 넘었다. 군수품을 가득 실은 군용 트럭 20대를 전방 부대까지 호송하는 작전병으로 삼마치 고개를 넘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삼마치 고갯길은 열두 구비 비포장길이었다. 속리산에 있는 말티고개처럼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연상하면 된다. 이 고개를 넘어 홍천강변을 지나 비포장길로 철정 검문소를 통과한 후 신남 양구 인제 현리 등지로 뿌연 먼지를 내며 달리던 군수품 호송차량 행렬은 장관이었다.


오늘 강릉에서 춘천 쪽으로 국도를 타고 지나가다가 횡성에서 삼마치터널이라는 이정표를 보고는 추억을 더듬어 옆길로 돌아서 옛 삼마치 고개에 올라가 보았다. 그러나 추억 속의 그 꼬부랑길은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군대도 안 갔다온 사람들이 더 설치는 시절에 삼마치 고개에 서니 만감이 교차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나.


이봉수 논설주간 ogokdo@naver.com





이봉수 기자
작성 2020.11.02 10:28 수정 2020.11.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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