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여러 아쉬움을 남기며 지난주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입법의 시간입니다. 재난 시기, 민생을 살리고 국민의 존엄한 삶을 보장할 중요한 법안들이 각각의 상임위에서 제대로 심의되고 통과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통과되어야 할 법안 가운데 대표적인 법안이 바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여야를 막론하고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소명입니다. 개혁을 입에 담기 위한 최소한의 입법적 실천입니다.
국회가 미적거리는 동안, 국민들은 이미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서 88.5%의 국민들이 차별금지법의 제정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심지어 아주 편파적인 문항들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조차 ‘누구든지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항목에 89%의 응답자가 동의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21대 국회의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양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애써 모른척 하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 생생히 모으기 위해 저희 의원실은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가 14인과 함께 오늘부터 해시태그 #내가이제쓰지않는말들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해시태그 '#내가이제쓰지않는말들' 프로젝트는 21대 국회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가 한때 쓰기도 했고, 여전히 쓸 수도 있지만, 이제는 윤리적인 이유로 쓰지 않는 말들에 대한 글을 모으는 프로젝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혐오와 차별의 현재를 모두가 평등하게 존엄한 미래로 바꾸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내면의 차별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시민 개개인에게 요청하는 가장 일상적이고 중요한 가치입니다.
“세상에 완전무결하게 선한 사람은 없고 차별을 가하는 일로부터 태어나면서부터 깨끗한 사람은 없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어떤 표현이 우리 사회의 누군가를 비하하고 폄훼하는 말이라는 걸 알고 난 다음부터 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단어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사회에, 내 주변에 실존하는 누군가가 차별을 느끼고 상처를 받는다면 그건 나 역시 언젠가는 차별받고 상처 입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언젠가의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 더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 <새벽의 방문자들>을 쓰신 장류진 작가님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보내온 원고의 일부분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도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을 때 비로소 모두가 차별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온라인에 개설된 채널들에 이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들의 글이 게재됩니다. 첫날인 오늘은 김하나, 미깡, 김세희, 수신지, 김윤리, 장류진, 그리고 김나율 작가 총 일곱 분의 소중한 글이 게재되었습니다. 향후 김민철, 이진송, 박연준, 이슬아, 황선우, 김혼비 작가님의 글이 추가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봉현 작가님이 프로젝트 전반의 디자인을 담당해주셨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께 참여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21대 국회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된 해시태그 내가이제쓰지않는말들 캠페인에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