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서당 포함)·향교 20건‘보물’지정 예고

‘건조물 문화재 주제연구’로 서원 3건, 향교 14건, 서당 3건 대거 보물로 발굴

사진=문화재청


2018년부터 ‘건조물 문화재에 대한 지정가치’ 주제연구를 통하여 지난해 누정(樓亭) 문화재 10건을 보물로 지정한 바 있으며, 2019년부터는 430여건의 서원(서당 포함)과 향교들 중 전문가 사전 검토를 거쳐 선정한 총 33건을 대상으로 지정조사해 최종적으로 이번에 20건의 서원과 향교들을 대거 보물로 지정 예고하게 됐다. 이번에 지정된 서원과 향교 문화재들을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강원 2건, 경기도 3건, 경상도 11건, 충청도 1건, 전라도 3건이며, 서원이 3건, 향교가 14건, 서당이 3건이다. 참고로,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서원은 7건, 향교 8건이며, 서당은 아직 보물로 지정된 곳이 없는 상태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99호 「강릉향교(江陵鄕校)」의 명륜당(明倫堂) 등 20건의 서원(書院)·향교(鄕校)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이번에 보물로 예고된 서원과 향교 문화재들은 ▲ 절제·간결·소박으로 대변되는 유교문화를 건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고, ▲ 역사적 인물이 건축에 관여하거나 배향되고 있는 역사성이 잘 담겨있고, ▲ 남북의 축을 따라 동·서에 대칭으로 건물을 배치하고 공간구성이 위계성을 보이고 있고,  ▲ 중수, 중건 등의 건축이력이 기록물로 잘 남아 있는 등의 가치와 특징들이 높이 인정된 건축물들이다.


  「강릉향교 명륜당」은 강학공간의 중심으로써 유교 이념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 건립된 건물이다. 정면 11칸, 측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지붕의 건물로, 전국 향교 명륜당 중 가장 큰 규모의 누각형 건물이다. 다른 일반 향교와는 달리 누각 문루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조선 초기 문루에서 명륜당으로 정착되는 과정의 과도기 형태로 남아있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안성향교 대성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7세기 중엽에 재건된 이후로 현재까지 여러 차례 수리가 이루어졌으나 건축의 형태와 구조, 의장 등 전반에 걸쳐 건립 당시의 고식(古式)을 잘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면 툇보 위에서 주심도리를 감싸고 있는 승두의 사용, 서까래와 부연과 우물마루 귀틀의 치목(治木)기법 등에 고식(古式)이 잘 남아 있어 조선중기 건축기법의 연구에 귀중한 학술자료가 된다. 지붕가구의 삼중량 구성은 구부러진 대들보와 반듯한 직선의 중량, 종량들이 독특한 시각효과를 만들어 내고 임진왜란 직후 17세기 전반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성을 가지며, 기호지방에는 남아있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 안성향교(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7호), 양성향교(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8호), 죽산향교(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6호) 대성전 등 안성 지역 향교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성을 보인다.


  「산청 단성향교 명륜당」은 1725년(영조 1)에 중건된 이래로 여러 차례 수리과정을 거쳐 누각형식의 독특한 평면을 잘 유지하고 있다. 동·서재가 명륜당 뒤쪽에 위치하는 경남지역 유일의 전당후재(前堂後齋)형 누(樓) 형식의 명륜당이라는 특징이 있다. 건물 중앙부의 높은 지붕(5량가(五樑家))과 좌우 익사(온돌방) 쪽의 낮은 지붕(3량가, 三樑家)이 접속하면서 공(工)자형 지붕을 형성했는데, 이러한 공(工)자형 지붕은 아산 맹씨 행단(사적 제109호), 안동 도산서원(사적 제170호) 농운정사, 호계서원(경북 유형문화재 제35호) 강당 등에서 볼 수 있으나 향교 명륜당으로는 단성향교 명륜당, 영양향교(경북 문화재자료 제75호) 명륜당, 구미 인동향교 명륜당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을 한 유례가 드문 건물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밀양향교 대성전」은 1602년(선조 35)에 중건된 이후 1617년(광해군 9)과 1820년(순조 20, 현 위치로 이건) 이건을 통해 17세기와 19세기의 건축수법과 형식, 기술 등이 혼재된 상태로 남아 있어 시대적 건축 기술의 흐름과 특징을 하나의 건물에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건축양식사 차원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특히 대성전 정면과 배면에 사용된 익공(翼工)과 첨차(檐遮)의 초각수법이 다른데, 배면은 1602년 중건 당시의 수법이고 정면은 1820년 이건 이후의 것으로 다른 형식적 특징을 보여준다.


  「상주향교 대성전·동무·서무」는 임진왜란 후 1610~1612년 사이에 재건되었으며 이후 몇 차례의 수리과정이 있었지만 규모와 구조, 형태는 조선중기 건립 당시의 원형을 대체로 잘 간직하고 있다. 대성전은 1610년(광해군 2)과 1617년(광해군 9) 중건 이후 원 위치에서 큰 변형 없이 조선 중기의 전형적인 대설위(大設位) 향교의 평면과 구조형태, 세부수법을 잘 간직하고 있다.


  「경주향교 동무·서무·신삼문」은 2011년에 보물로 지정된 경주향교 대성전의 제향공간을 구성하는 건물들로, 1604년(선조 37)에 중건된 동무ㆍ서무는 정면 12칸으로 우리나라 향교의 무(廡) 건축물(서울 문묘 동무·서무 11칸, 상주향교 동무·서무 10칸) 가운데 가장 길며, 큰 도리칸의 규모를 갖고 있고, 장식을 지극히 억제하고 있다.


「담양 창평향교 대성전」은 창건 이래 여러 번의 중수를 거쳤으며, 현재의 모습은 중수기를 통해 1689년(숙종 15)에 갖추어 진 것을 알 수 있다. 창평향교의 배치 형식은 ‘ㅁ’ 형으로 독특한 모습이며, 대성전 앞에 마당을 담장으로 구획하고 담장 밖 좌우에 동·서재를 두고 중심축선에서 약간 치우쳐 명륜당을 두었다. 향교건축에서 이러한 배치는 보기 드문 형식이다. 대성전 공포양식에서 보이는 교두형(翹頭形, 만두모양)으로 된 헛첨차 등은 향교에서는 보기 드물고 고식(古式)을 보여 주는데, 헛첨차는 예산 수덕사 대웅전(국보 제49호), 강릉 임영관 삼문(국보 제51호), 순천 송광사 하사당(보물 제263호) 등에서 보이고 있으며, 나주향교 대성전(보물 제394호)도 창평향교 대성전 공포와 전체 짜임이 유사하다.


  「순천향교 대성전」은 정면 5칸, 옆면 3칸 규모의 건물로 전남지역에서는 나주향교 대성전(보물 제394호), 화순향교 대성전(전남 유형문화재 제63호)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대성전의 공포와 가구구조 등의 세부형식과 종도리 밑면에서 1649년(인조 27)에 쓴 상량묵서가 확인되어 17세기 중엽의 건축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분명하다. 따라서 순천향교 대성전은 외2출목 삼익공의 특징적인 공포형식, 간결하고 소박한 가구수법 등에서 조선 후기 유교건축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호남지방의 문묘건축이라 할 수 있다.


  「구미 금오서원 정학당」은 길재를 포함하여 선산부와 연고가 있는 김종직, 정붕, 박영, 장현광이 배향된 금오서원의 강당으로, 임진왜란 직후 현재 위치에 새로 건립하여 변형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이를 증명하는 기록과 현판들이 남아 있어서 서원의 역사와 변천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 양식적으로는 영쌍창(靈雙窓)이 남아 있어서 임진왜란 직후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서원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지역적 특징과 고유한 특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건축 미학적 가치가 뛰어나고 임진왜란 직후 창건된 건물로 조선중기 강당 건축의 모범을 보인다.


  「구미 금오서원 상현묘」는 선산부와 연관이 있는 길재, 김종직, 정붕, 박영, 장현광을 배향하고 있으며,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없어지지 않고 사액된 47개 서원 중 하나인 금오서원의 사당이다. 상현묘는 건립과정의 기록이 명확하고 임진왜란 이후 중건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특히 창호의 치목(治木)기법, 살미의 형태나 대공의 모습 등을 볼 때 조선중기의 건축구조와 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는 품격 있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서원의 사당이다.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는 정면 7칸, 측면 2칸의 압도적인 규모에 팔작지붕을 가지고 전체가 개방되어 있어, 다른 곳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경사지에 자리한 병산서원의 강학공간과 제향공간을 외부로부터 막아주는 방어막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병산서원의 맞은편에 있는 강과 절벽이 이루는 승경을 서원 내부로 끌어들이는 시각적 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자연의 경치를 그대로 두고 건축물의 조정을 통하여 그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내는 전통적인 조경수법인 ‘차경(借景)’의 예를 잘 살린 누각이다.


  「안동 도산서원 도산서당」은 1561년(명종 16) 건립 된 이후 철저한 보존관리 방침과 보수 절차에 의하여 관리되어 건립 후 약 46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퇴계의 건축관이 반영된 초기 형태의 서당으로 16세기 건축형식과 독자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서당건축의 초기적인 형태인 3칸 구성이지만 좌실우당(左室右堂)형의 보기 드문 평면으로 최소한의 공간에 주칸(기둥과 기둥 사이)의 너비를 다르게 하거나 퇴칸을 활용하는 등의 변형을 통하여 효용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퇴계가 건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건축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고 문헌을 통해 건축 참여인물과 관련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서당건축 연구의 귀중한 자료다.

  「안동 도산서원 농운정사」는 도산서당과 더불어 퇴계가 직접 설계한 건축물로  정면 4칸, 측면 3칸 규모의 민도리식 맞배지붕으로 ‘공(工)’자형 평면이다. 일반적으로 공(工)자형 건물은 풍수지리 양택론에서 금기로 여겨왔기 때문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 평면 형태로 기존의 다른 서원 건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옥천 이지당」은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이자 의병장인 중봉 조헌이 옥천 지역에서 유상(游賞 : 놀고 구경함)하고 후학을 양성했던 업적을 기리고자 세운 정자형 정사(精舍) 건물로 우암 송시열이 ‘이지당(二止堂)’ 이라 이름 짓고 친히 현판을 썼다. 마루와 온돌로 된 소박한 ‘一’자 형의 본채를 중심으로 좌우로 누가 부가된 ‘ㄷ’자 형의 독특한 평면구조를 보여 주는 서당 건물이다.


전명희 기자


전명희 기자
작성 2020.11.06 10:44 수정 2020.11.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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