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쿠키, 케잌 등 해외에서 유명하다는 가게를 찾아다니며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즐겨 남기던 베이커리 매니아 웹디자이너 A씨.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어렵게 되어 국내로 눈길을 돌리니 새로운 가게들이 마음에 들어온다. 50여년 역사와 함께한 나폴레옹과자점의 크림빵과 사라다빵. 제과 명장의 자존심을 건 장미꽃다발 케잌의 함스브로트 과자점. 그리고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님으로부터 제자가 물려받아 운영중인 보헤미안 커피하우스까지... 서울 오래가게 미식 힐링 테마와 함께 빵지순례를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야외 산책을 할 곳을 찾던 직장인 B씨. 그동안 제대로 찾아보지 못했던 유명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정릉에서 가을정취를 흠뻑 만끽하고 입구에서 가까운 오래가게 봉화묵집에서 손맛 넘치는 묵으로 점심식사를 즐긴다. 오랫동안 서있는 일이 많아 큰 맘 먹고 상담 받아 맞춘 수제화 구두를 찾으러 오후에는 드림핸드메이드 유홍식 명장이 있는 성수동으로 향한다. 서울시가 소개한 그린과 맞춤 힐링 테마로 주말을 보내고 나니 스스로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한 뿌듯함이 든다.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바뀐 생활방식이 그대로 평범한 일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뉴노멀(New Normal)’시대, 여행의 트렌드도 그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해외 대신 국내로, 내가 알던 곳이라도 새로운 시각과 테마로 지역주민처럼 탐색하는 ‘생활관광 - 로컬투어(LocalTour)’,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힐링’ 주제 등이 여행의 큰 흐름을 차지함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이를 적극 반영한 신규 오래가게 21곳을 선정하고 7개 힐링 테마를 제안한다.
‘오래가게’ 는 ‘오래된, 그리고 오래 가길 바라는 가게’를 뜻하는 우리말로, 지난 3년간 서울중심권과 서북, 서남권 일대의 전통공예, 생활문화 분야 총 85곳을 운영해왔으며, 올해는 성북구‧동대문구‧성동구 등 동북권 중심의 ‘오래가게’ 21곳을 신규 발굴하였다.
오래가게는 서울지역 내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거나, 2대 이상 대를 잇는 곳 또는 무형문화재 등 명인과 장인이 기술과 가치를 이어가는 가게를 우선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동북권 2,149곳 후보 중 자치구·시민 추천과 합쳐 선별된 76곳에 대해 외국인과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현장평가단의 평가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21곳이 올해 최종 선정되었다.
2020년 오래가게로 선정된 21곳은 ▴성북구 4개소(보헤미안커피하우스, 나폴레옹과자점, 한상수자수박물관, 봉화묵집), ▴동대문구 4개소(효성한의원, 엘부림양복점, 학사당구장, 신락원), ▴성동구 3개소(드림핸드메이드, JS슈즈디자인연구소, 아다모스튜디오), ▴강북구 2개소(삼양탕, 수유어묵공장), ▴중랑구 2개소(잉꼬네떡볶이, 동부고려제과), ▴도봉구 1개소(함스브로트과자점), ▴중구 2개소(예문사, 세븐웰), ▴종로구 3개소(승진완구, 경은상사, 서울레코드) 이다.
정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