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락사운드의 융합이라는 수궁가(이날치)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가 전(全) 세계적으로 대단한 흥(興)을 돋우고 있다는데, 태몽(胎夢)으로 호랑이 꿈을 꾸셨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는 나로서는 사뭇 신나는 신바람, 신명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신내림굿, 신굿을 통해 살풀이 춤이라도 추어볼거나.
그야말로 백두산 호랑이가 지구촌으로 내려와 현재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해 공산주의다 자본주의다 인본주의다 인종주의다 전체주의다 개인주의다 성별(性別)주의다 하는 갖가지 모든 악성(惡性)의 독성(毒性) 해충(害蟲)들을 말끔히 다 잡아먹고 하늘로 승천(昇天)하는 지구인 아니 우주인 코스미안 용(龍)꿈을 꾸어 볼거나. 강강수월래 기와밟기를 하면서…
강강수월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이며, 2009년 9월에는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되었다.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장관으로 등장한 강금실 씨에게 매료되었던 나는 2004년 8월 4일 자 미주판 세계일보에 당시 연재하던 나의 고정 칼럼 ‘가슴 뛰는 대로 살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강효리 찬가
파격적으로 아주 훌륭하게 법무장관직을 수행하고 최근 퇴임하신 강금실 씨께 해외동포의 한 사람으로 경의를 표하고 찬사를 드립니다. 첫 여성장관으로 사법고시 선배들이 즐비한 법무 검찰 조직의 장을 맡아 사내들 다 합친 것보다 낫다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열린 생각으로 법무, 검찰 개혁의 시대적 사명을 멋있게 수행해 주신 데 대해서 말입니다.
“저는 판사도 했고 변호사도 했지만 지금도 제복 입은 경찰관만 보면 무서워요”라고 어느 경찰 간부 특강에서 말씀하셨다는데 더할 수 없이 서민적으로 인간미(人間味/美)를 보여주셨습니다. 또 어디 그뿐입니까. 일문일답 시간에 총선 출마설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출마설에 너무 시달려 죽을 뻔했는데 이제 거의 끝나 간다. 선거관리 주무부로서 총선관리나 잘하겠다면서 선을 그으셨고, 강효리란 별명에 대해선 강금실이란 이름이 촌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강효리라고 하면 뭔가 세련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리셨다니 정말 참으로 인간적이고 여성적인 매력 만점입니다.
특히 지난해 (2003년) 취임 직후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가 끝난 후 기자에게 공개한 장관 집무실에서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TV 광고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던 존 레넌(John Lennon 1940-1980)의 노래 ‘상상해보게(Imagine)’가 흘러나오자 ‘이 얼마나 좋은 노래입니까’라며 소녀처럼 웃으셨다는 강 장관님, 너무도 매혹적이군요. 그러니 과거엔 여성 장관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는 이유로 해임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제가 손을 넣어도 멋있다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라고 말씀하셨다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2004년부터 본국 내 교도소와 구치소에 수감 중인 6만여 재소자들이 클래식 명곡을 듣고 평화와 자유, 정서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 분이 강 장관님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발상의 조치입니까.
불교에서는 한 생각 돌리면 불 속에서도 시원하다 하고,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대로 되는 것이라고 “사람은 자신을 사랑해야 스스로 만족스러울 수가 있다. 이런 사랑이 바로 자존감(自存/尊感)이다. We need to love ourselves in order to feel good about who we are. The love is called self-esteem.”이라고 미국의 저명한 인간관계 행동 심리학자 데이빗 리버만 박사(Dr. David J. Lieberban.1953 - )는 상기시키는가 하면 시인 피천득은 ‘이 순간’에서 감탄하지요.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이 순간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 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정녕, 꽃을 보는 눈은 꽃이 되고 음악을 듣는 귀는 음악이 될 것입니다.
독일계 유대인 미국 사회심리학자 에릭 프롬(Erick Fromm 1900-1980)은 그의 저서 ‘사랑의 예술(The Art of Loving, 1956)’에서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듯이 저 또한 강효리를 통해 나 자신을 포함한 인류와 세계 그리고 온 우주 만물을 사랑하렵니다.
제가 소년 시절 읽은 영국 시인의 독백(獨白)이 제 심정(心情)은 물론 많은 남성을 대변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사랑스럽고 상냥한 여인이 있지
사랑스럽고 상냥한 여인이 있지
이처럼 내 맘에 드는 얼굴을 본 적이 없어
나는 이 여인이 지나치는 모습 봤을 뿐이지만
내 목숨 다하는 날까지
이 여인을 난 사랑할 거야
There is a Lady Sweet and Kind
There is a lady sweet and kind,
Was never a face so pleased my mind;
I did but see her passing by,
And yet I love her till I die.
ㅡEnglish poet Barnabe Googe(1540-1594)
부디 늘 건강하시고 한국의 힐러리로서 아니 그보다 훨씬 더 훌륭한 우리 한민족의 여성지도자가 되어주실 것을 앙망해 마지않습니다. 소학(小學)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다는 구절이 있지만, 그것도 강효리 같은 여인이 귀한 까닭이지요. 이제 부계사회는 저물고 모계사회가 열리고 있으니까요. 추신으로 한마디 보태자면 2018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게 되신다면 그 얼마나 좋겠습니까!
비록 강효리 님이 바통을 이어받진 못했어도, 강효리 님의 바통, 아니 손을 이어 잡은 강경화 외무장관님께서 강강수월래 지구촌 춤을 추고 계시지 않은가.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 온다’ 아니 ‘용(龍) 날아오른다. 용이 날아오른다. 한반도에서 우주인 코스미안 용이 나타나 지구인을 다 용으로 승화(昇華)시키는 코스미안 시대가 밝아오고 있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