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구약 창세기 2장 16,17절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 (아담)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선악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이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이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고 제 6일에 최초의 사람 아담을 창조한 다음 그 아담에게 명령한 말이다. 그리고, 창세기 3장에 의하면 아담과 그 아내 하와가 신의 명령에 불복하고 선악과를 따 먹었다 (즉 범죄를 저질렀다). 선악과를 따 먹기 전에는 늙지도, 죽지도 않고 영생하던 육체가 범죄로 말미암아 늙고 결국은 죽어서 흙으로 돌아 갔다는 이야기다.
이스라엘판 단군신화 같은 이 이야기가 이스라엘 나라의 역사와 함께 성서에 삽입되는 바람에,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특히 창세기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들(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이 세상에 편만함에 따라, 또 성서 이야기는 모두 진실이라는 종교적 맹목적 신념 아래 이 이야기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 선악과 이야기는 인류의 역사와 문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 영향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훨씬 컸는데, 예컨대 자신이 아담의 후손이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자신도 죄인이며 따라서 심판과 처벌이 따를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죄의식을 갖게 되었다.
두려움과 죄의식은 인간 개개인을 불행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각종 우울증과 정신병이 만연하는 불행한 사회를 초래한다. 나는 이 선악과 이야기가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결코 사실이 아닌, 인간이 지어낸 이야기(신화 또는 설화)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신이 인간이 죄를 짓나 안 짓나 알기 위해서 선악과를 만들어 놓고 지켜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소위 함정 수사를 연상케 한다. 알콜 마약 단속반이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미성년을 이용해서 술을 파는 업주들을 함정 수사 하듯이 신이 인간을 상대로 함정수사 목적으로 선악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주를 창조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사랑보다도 더 크고 넓고 깊은 아가페 사랑을 인간에게 베푼다는 신이 인간을 상대로 이와 같은 짓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둘째, 요즘 세상에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로 인하여 그의 부인, 자녀 등 가족과 친척까지 처벌하는 나라가 있을까? 과거에는 죄인의 가족, 친족 또는 3족까지 처벌하는 때가 있었는데, 그것은 너무 야만적이며 잔인해서 이제는 그런 법을 채택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
그런데 자비와 사랑이 충만하다는 신이, 자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인간 부모의 사랑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크나큰 사랑의 주체가 된다는 신이, 범죄를 저지른 당사자인 아담과 하와는 물론, 그 자손 대대로 모든 사람이 이 범죄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나로서는 결코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셋째, 우주 만물의 법칙을 잘 살펴 보면 모든 것이 돌고 돌아 순환하며, 주기가 있다. 예컨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지나고 나면 다시 꽃이 피는 봄이 오듯이, 우리 인간도 생로병사 즉 태어나서 살다 보면 병들고 죽게 되고, 죽은 다음에는 윤회 환생의 법칙으로 인하여 다시 태어나서 다음 생을 살게 되는 것이 우주 만물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지 않았다면 늙지도, 죽지도 않고 젊음 그대로 영원히 산다고 하는데 이것은 우주 만물의 이치와 섭리와는 완전히 배치되며, 따라서 선악과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인간이 날조한 이야기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최영태]
서울대학교 졸업
뉴욕에서 세무사 사무소 경영
저서 : 내가 만난 하나님
유튜브 채널 ‘일공 최영대’ 운영
유튜브 채널 ‘코메리칸TV’ 운영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