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국 여행을 가면 런던만 둘러보고 증명사진 몇 장 찍고나서 다른 나라로 달려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영국을 제대로 알려면 스코틀랜드를 가봐야 한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의 뒷골목을 누빈 사람은 영국의 똥구멍까지 들여다본 것이 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지역 감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스코틀랜드는 돈도 잉글랜드와 다르다. 돈 가치는 같지만 전혀 다른 화폐를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Bank of Scotland)'에서 찍어 낸다. 사투리도 장난 아니다. 하우스(house)를 유스라고 발음하고 샌드위치(sandwitch)를 사문지스라고 한다. 소(cow)는 쿠(coo)라고 한다. 에든버러성에 가면 한국전쟁 당시 군대를 파견한 기록사진을 전시해 놓고 자신들은 영국군이 아닌 스코틀랜드군을 파견했다고 자랑한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를 여행하고 나서 하일 랜드주의 황량한 시골 마을과 괴물이 출현한다는 네스호, 아름다운 헤브리디즈 제도를 다녀오면 스코틀랜드의 속살까지 본 것이 된다. 런던 히드로공항에 내려 '세인트 판크라스'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후 에든버러행 기차를 타면 영국의 남북을 관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해외 여행은 기약이 없다. 대형 여행사들은 개점휴업이고 직원들도 대부분 무급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작은 여행사들은 벌써 다 망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등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개시했고 일본 등 선진국들은 대량의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해 놓고 곧 접종을 개시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돈은 어디에 다 썼는지 백신 구매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진국 사람들은 주사 맞고 면역이 생겨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날, 우리만 코로나 섬으로 남아 절해고도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이 이미 왔다.
천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