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집단최면에 걸린 대한민국

이봉수 논설주간

 

코로나19가 장기간 대유행을 이어가자 여기저기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로 우울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적 피해가 큰 자영업자들과 감수성이 강한 2030세대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5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고 식당을 비롯하여 밤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는 곳이 많다. 이런 식으로 사생활의 자유와 개인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큰 소리로 항변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다. 한 마디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거대한 집단최면에 걸린 상태다.


이렇게 된 것은 언론과 방역 당국의 책임이 크다. 언론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상황을 생중계하면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나칠 정도로 호들갑을 떨며 극단적인 특별방역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19가 어떤 병이며, 그 위험성과 치명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하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 


코로나19만 들이대면 어지간한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는 묻어버릴 수 있는 것이 이 집단최면의 마법이다.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발생적인 재채기 한번도 어디 가서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답답한 세상이 되었다.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지만 떨어져 사는 부모 형제도 5인 이상이 모이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5인 이상 모이면 신고를 하는 코파라치도 등장했다고 하니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이 쯤에서 인간이 대체 무엇 때문에 사는지, 행복은 무엇인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단 통계 수치부터 살펴보자. 1월 31일 0시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5명이라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했다. 이날 사망자는 6명이 추가되어 지난 해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누적 사망자는 1,420명이다. 그 동안의 누적 확진자는 78,205명으로 나타났다.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인 평균 치명률은 1.8% 수준이다. 환자 100명 중 1.8명이 사망했다는 통계 수치다.


이런 통계 수치를 놓고 보면 코로나19에 걸려도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노약자가 아니면 사망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1년에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2,500명이 넘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해마다 몰려오는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직간접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는 정확한 집계 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왜 이토록 코로나19만 갖고 온 나라를 꽁꽁 얼어붙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코로나19라는 도깨비방망이 하나만 들면 집회와 시위의 자유도 간단히 없애버릴 수 있고, 친구들과 모여 술 한잔 하는 것도 못하게 할 수 있다. 명절에 노부모와 친지를 만나러 가는 것도 특별방역대책 하나면 간단히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쯤에서 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기본적인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박탈당한 국민들이,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이라는 사탕을 받아 먹으며 언제까지나 이 지옥같은 세상을 참고 견딜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영국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나라 중 하나이지만, 런던 중심가에서 정치 집회를 하는 것은 막지 않는다. 다만 마스크를 끼지 않고 시위에 참석하는 사람만 단속하는 정도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아무리 창궐해도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고 있다. 자유는 죽음과도 맞바꿀 수 없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것을 이들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된 나라들은 잘 알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 바이러스와 유사한 변종일 뿐, 감염되면 바로 사망하는 전혀 새로운 종류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아니다. 작년에 코로나19가 중국 무한(武漢)에서 최초 발병한 후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을 때 일부 유럽 국가들의 초기 치명률은 15%에 육박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종 바이러스가 나오고 전염성은 높아졌지만 세계 평균 치명률은 현재 2%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그런데 언론이나 방역 당국 누구도 이런 추세의 과학적 통계 수치는 말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온다고 해도 이제 인류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이제 정부도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대안을 검토하여 새로운 방역대책을 수립할 때가 되었다. 혹시라도 정부가 기존의 도깨비방망이로 국민을 계속 다스릴 생각은 말아야 한다. 고무줄도 끝까지 잡아 당기면 터지고 만다. 자영업자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여기저기서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들이 코로나19  집단최면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이봉수 논설주간

이봉수 기자
작성 2021.02.01 15:28 수정 2021.02.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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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