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천보현 [기자에게 문의하기] /
[사진=코스미안뉴스]
강원도를 여행하다가 오랜만에 장작불에 밥을 짓고 있는 가마솥을 마주했다. 전기밥솥을 디지털이라 한다면 가마솥은 아날로그다. 전기밥솥이 편리함의 상징이라면 가마솥은 수고로움의 대명사다.
밥을 하는 것도 완전 다르다. 스위치만 누르면 밥이 되는 것이 전기밥솥이지만, 가마솥 밥은 열을 가하여 펄펄 끓으면 솥뚜껑을 열어 일단 뜨거운 거품을 가라앉히고 나서 불을 확 줄여서 뜸을 들인다. 그리고 마지막에 약한 불로 살짝 데워서 김을 빼야 제대로 된 밥과 누룽지가 생긴다.
디지털은 편리하지만 아날로그가 생산하는 누룽지 같은 감칠맛이 없다. 어디 이런 것이 전기밥솥과 가마솥 뿐이겠는가. 요즘 들어 자발적 불편함을 추구하는 아날로그 매니아들이 많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열광하는 것도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