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교여, 초심으로 돌아가자

인도의 성자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는 기독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독교인만 아니면 우리 모두는 기독교인이 되었을 것이다. But for the Christians, we all could be Christians." 이 말은 물론 초기 기독교를 두고 한 말은 아니다. 배타적이고 타락한 작금의 기독교 성직자와 신도들이 원시 기독교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초기 자본주의 정신에 깊은 영향을 끼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실종되고, 일부 성직자들의 세속적 물욕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이런 현상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전세계를 혼란 속에 빠뜨리는 테러를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다. "무슬림만 아니라면 우리 모두는 무슬림이 되었을 것이다."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그들이 추앙하는 모하메드는 단 한번도 이렇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후대의 종교 지도자들이 자의적으로 꾸란을 해석한 결과 이렇게 된 것이다.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알라의 의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것을 잘못 해석한 무지한 인간들이 문제일 뿐이다.

불교도 예외는 아니다. 원래 부처님은 중도를 표방하는 원융과 화쟁을 가르쳤지만 일부 불교도들이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성직자들이 도박판과 술판을 벌였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불교도들만 아니라면 우리 모두는 불자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일부 불교도들이 편협한 이념의 시녀가 되고 물신주의의 노예가 된 것은 지혜와 자비라는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극단적 인종주의나 이데올로기와 야합하고 돈과 결탁하여 세속적인 분란만 일으키는 종교는 이미 종교가 아니다. 요즘 종교가 이렇게 된 데는 일차적으로 종교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지만, 근원적으로는 무지한 대중들 때문이다. 일찍이 토마스 아퀴나스는 지적 영혼만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했다. 지적인 영혼들이 타락한 종교를 감시하고 비판 한다면, 여호아나 알라는 물론 부처도 이들의 편에 설 것이다.


이봉수 논설주간


 



이봉수 기자
작성 2018.10.21 09:40 수정 2018.10.27 09:21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봉수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