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편집의 정도(征途)

출판편집의 정도(征途)

 

<캘리그리피 실무노트> 작업 시 있었던 일이다.

K작가의 원고를 받았다. 당시 필자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필자는 외주 디자이너를 많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 별도의 편집 작업을 거치지 않고 K작가의 원고를 그대로 디자이너에게 넘겼다.

당시 필자는 편집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다. 출판사 근무 시절 제작, 총무, 경리, 법무 일만 해왔었기에 구체적으로 편집 부분에서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원칙적으로 작가에게서 받은 원고를 디자이너에게 넘기기 전에 다음과 같은 작업을 해야 한다.

    [출판편집의 정도]

 1. 작가의 원고가 기획 의도대로 제대로 집필되었는가?

 2. 파트(또는 장), 소제목들의 구분이 잘되어 있는가?

 3. 맞춤법,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가?

 4. 본문 원고의 분량은 적당한가?

 5. 제목과 표지 메인 문구, 서브 문구들이 적당한가?


이상과 같은 편집 업무를 무시하고 진행을 시킨 결과 1차 교정지가 나오고 나서 교정, 교열자의 업무가 늘어났다. 파일에서 어느 정도 교정을 본 후 디자인 작업을 넘겨야 했는데 그 과정을 무시했으니 1차 교정지는 빨간 펜으로 도배가 되었다. 그렇게 수정된 내용을 디자이너가 2차 교정 작업 시 모두 수정을 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교정 작업자와 디자이너를 혹사시킨 결과를 낳았다.

그 원고는 예정보다 3개월이 늦게 출간되었다. 이해심이 많은 디자이너의 배려로 우여곡절을 넘기고 출간이 된 것 같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런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디자이너와 결별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야기 고사성어>의 디자인 작업 시의 일이다. 이 또한 세심한 편집 작업 없이 디자이너에게 넘겨졌었다. 여러 차례의 본문 수정을 해야 했다. 그림을 그린 작가도 여러 번의 수정 작업을 감수해야 했었다.

어느 날 디자이너와 추가 작업 자료를 가지고 미팅을 했었다. 디자이너는 그동안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며 필자랑 더 이상 일을 하기 싫다고 했다.

보기 좋게 디자이너에게 퇴자를 맞았다. 그래도 그동안의 인정으로 작업을 한 상태의 파일은 넘겨주었다. 필자는 그 데이터를 가지고 다른 디자이너를 섭외했어야 했다.

 

작가의 원고가 기획 의도대로 제대로 집필되었는가?

작가의 원고가 들어오면 처음 기획한 의도대로 집필이 되었는지 정독을 하자. 만약 기획 의도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 수정을 요청하자.

 

파트(또는 장), 소제목들의 구분이 잘 되어 있는가?

처음 원고를 쓰는 작가들은 각 장의 제목과 세부 목차들의 제목을 완벽하게 잡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 담당자는 파트나 장의 제목과 소제목들을 다시 잡아주면 좋다. 추후 변동이 되더라도 그것이 도움이 된다.

 

맞춤법, 띄어쓰기가 되어 있는가?

파일 상태에서 일괄적으로 통일을 시켜주자. 앞에서는 작가라고 했다가 뒤에서는 필자라고 하면 안된다. 용어의 통일은 기본이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잡아주자. 교정, 교열 작업이 기다리고 있지만 넘기기 전에 확신이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 수정을 하자.

 

본문 원고의 분량은 적당한가?

단순하게 보았을 때 책의 본문이 너무 많으면 책의 정가를 올려야한다. 경쟁 도서보다 더 올린다면 가격 경쟁면에서 불리하다. 그러므로 적당한 분량을 위하여 군더더기 부분은 과감히 들어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제목과 표지 메인 문구, 서브 문구들이 적당한가?

본문의 디자인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는 시점에서 표지의 제목도 확정을 하고 메인 문구, 서브 문구들을 구성해야 한다.

필자는 작가에게서 받은 책의 머리말에서 그 문구들을 가져온다. 책에 대한 소개를 작가가 가장 잘하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출판 고수 정리노트

이시우 기자
작성 2018.10.25 14:29 수정 2019.01.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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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