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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오십일 고추
유리창을 닦는 눈빛
어머니
빨간 오십일 고추는
내 시야 속
검붉은 나팔꽃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시작노트]
누가 유리창을 닦고 갔을까. 마음속의 어머니 고추는 오십일이 되어야 빨간 볼을 붉히나. 어지러운 시야 속 검붉은 나팔꽃, 파도처럼 이글거리고 있다.
[시인 류기봉]은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서 스물여덞 해 동안 포도농사를 지으며 시를 써왔다. 지금은 무중력 시를 발굴하신 양준호 선생에게 모던한 생태시를 배우며 혼자 놀기인 ‘멍’ 때리는 놀이를 즐기고 있다.
1991년 가을에 김춘수 선생을 만나, 선생께서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13년간 매주 서너 시간씩 함께 산책하며 선생의 손짓, 눈짓, 몸짓을 통하여 시를 익혔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께서 시 전문지 「현대시학」에 추천해 주셔서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김춘수 선생 제안으로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예술제를 포도밭에서 열어왔다.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