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자 중앙일보 오피니언 페이지 하단에 <한 컷> ‘하늘색 청개구리 폴짝폴짝’이란 제하(題下)에 사진과 사진 설명이 실렸다.
“8일 전남 담양의 한 펜션에 하늘색 개구리가 나타났습니다. 청개구리가 하늘색을 띠는 것은 앨비노(피부의 색소가 적거나 없게 태어나는 돌연변이 증상) 현상이라고 합니다.” [연합뉴스]
탄자니아를 비롯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수만 달러에 거래되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이용해 주술적(呪術的) 의식을 행하면 행운과 재물이 따른다는 미신(迷信)이 펴져 살인이 잇달아 알비노들이 희생양(犧牲羊)이 되고 있다는 보도다.
‘백색증(白色症)’이라고도 불리는 ‘알비노(albino)’란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지 못해 안구(眼球) 홍채(紅彩)가 붉은색을 띠고 피부와 머리칼이 하얀 증상을 말하는데 일부 학자들은 근친결혼(近親結婚)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이것이 어디 아프리카와 신체적인 알비노에게만 국한된 일인가. 애초에 아담과 이브 남매가 근친상간해서 인류의 후손이 퍼진 것이라면 우리 모두 일종의 ‘알비노’가 아닌가.
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신적인 알비노 현상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인간을 흑이니 백이니, 선이니 악이니, 이방인이니 선민이니, 미신자니 신앙인이니, 남자니 여자니, 진보 좌파니 보수 우파니, 갈라놓고, ‘나’ 아니면 ‘남’이라며 나만 잘 먹고 잘 살다 죽어서도 지옥 안 가고 천당 가겠다고, 모든 ‘남’을 희생양으로 삼아온 알비노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 않은가.
알비노 중의 알비노라 할 수 있는 예수님의 ‘살’과 ‘피’를 제물(祭物) 삼아 이 세상에서 하는 갖은 못된 짓과 악행이란 죄를 깨끗이 다 씻어 용서받고 ‘구원(救援)’ 받아 천국행(天國行) 하겠다는, 말하자면 내가 하면 로맨스요 네가 하면 간통이란 식의 웃기는 얘기 말이다.
또 한 예로 ‘코셔(kosher)’와 ‘할랄( 중국어 : 淸眞, 영어: halal 또는 hallal, halaal- permissible-이슬람법Islamic law 샤리아sharia에 허용된 항목을 뜻하는 말로, 주로 이슬람법상 먹을 수 있는 것을 말함)’이 있다.
유대인들은 식사에 관한 그들의 율법 ‘카샤룻kasharut’에 따라 먹기에 합당한 식사법으로 결정된 코셔를 지키는데 채소와 과일은 모두 코셔이며, 육류는 되새김질하는 위가 있고 발굽이 갈라진 짐승의 고기도 코셔로 친다. 따라서 말이나 돼지, 어류 중에서도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미꾸라지 오징어 갑각류 등은 금기 음식이며 코셔는 식재료의 혼합 및 식기에도 깐깐하게 적용된다.
그런가 하면 모슬렘의 음식 금기도 유대인 못지않아서 그들의 율법에 따라 먹고 쓸 수 있는 음식과 식재를 총칭해서 할랄이라 하는데 음식뿐만 아니라 식용재료를 쓰는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도 적용된다. 심지어는 허용된 육류라도 성인 모슬렘이 기도문을 외우며 날카로운 칼로 가축의 목을 단숨에 쳐서 도살되는 짐승의 고통을 최소화한다고 한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신앙의 뿌리가 같아서인지 코셔와 할랄 음식 대부분이 겹친다. 이 또한 그들에겐 그런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웃기는 얘기다. 성철 스님의 말씀처럼 ‘산은 산이요. 물을 물이라’면 ‘살은 살이요. 피는 피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 아니 식물까지 포함한 생물 그리고 더 나아가서 숨을 멈춘 듯한 광물까지도 모든 우주 만물이 다 나의 일부 내지 전부라고 생각하고 느낀다면 웃겨도 보통 웃기지 않는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를 한마디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내 마음이 짓는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한다면 우리 가슴이 사랑으로 충만할 때 세상은 아름다움 천지(The world is full of beauty when the heart is full of love)가 되리라. 이 희망의 메시지를 주려고 하늘색 청개구리가 바야흐로 코스미안의 개명 천지가 열리고 있는 한반도에 나타난 것어어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