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천보현 [기자에게 문의하기] /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바쁠 때나 한가할 때나 설렁탕 한 그릇 쭉 들이키면 행복해지는 것이 한국인이다. 소고기를 푹 고아낸 국물에 고기 몇 점 얹고 종종 썬 대파 듬뿍 얹혀 소금 몇 알 뿌리고 후추 쳐서 먹으면 배 속이 든든해진다. 한국인은 역시 국물에 밥 말아 먹는 음식문화의 유전자를 타고났는가 보다.
설렁설렁 저어서 먹는다고 설렁탕이라고 놀리기도 하고 바쁠 때 설렁설렁 먹을 수 있어서 설렁탕이라고 농담하기도 하는 음식이 설렁탕이다.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동시에 전국 어디를 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애호하는 음식이 설렁탕인 것이다.
설렁탕과 짝꿍은 잘 익은 깍두기와 맛있는 배추김치다. 빨간 깍두기 국물을 설렁탕에 부어서 휘휘 저어 먹으면 그것도 별미 중의 별미다. 빠알간 양념이 골고루 밴 김치를 쭉 찢어 밥 말은 설렁탕 위에 얹어 먹으면 행복해지는 맛이 설렁탕이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설렁탕은 농사를 천하의 대본으로 삼던 시절에 제사에 쓰일 음식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국가가 지내는 제사인 선농제에 바치는 음식인데 제기동 밖에 있던 선농단의 이름을 따서 선농탕, 설농탕 등으로 부르다가 세월이 많이 흐르다 보니 설렁탕이 되었다고 전해온다. 오늘은 동네 어귀에 있는 설렁탕집에서 소주를 곁들인 설렁탕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