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건립 사실상 백지화

차이나타운 건립 반대 청와대 청원 동의 66만명 돌파

'코오롱글로벌' 여론에 백기 들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한중문화타운 건설 예정지는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의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과 홍천 경계에 있는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에 건설할 예정이던 한중문화타운 건설 사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업시행자인 코오롱글로벌은 26일 오후 강원도청을 방문해 사업 전면 재검토 등 사실상 철회 의사를 통보했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도 청산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강원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글로벌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사업에 반대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한중문화타운 건설 예정지 입구의 안내 입간판

27일 아침 8시에 기자가 한중문화타운 건설 예정지 현장을 찾았다. 코오롱글로벌이 예정지 입구에 설치한 안내판에는 "이곳은 당사에서 소유하고 있는 지역으로 관계자 외 사전 허락 없이 출입을 금합니다. 만약 무단출입하거나 시설물 또는 본 안내간판을 훼손하는 경우 민형사상 일체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코오롱글로벌 현장사무소


중앙고속도로 조양 IC와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남춘천 IC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사업 예정지는 이미 건설한 라비에벨CC 바로 아래의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하천이 있어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며 인근에는 춘천숲 자연휴양림과 로드 힐스 CC가 위치하고 있다. 사업예정지 입구에서 라비에벨 CC로 들어가는 도로변 높은 언덕 위에 코오롱글로벌의 현장사무소가 설치되어 있으나 아침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사람이 근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계곡 아래쪽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 포클레인 한 대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진=코스미안뉴스 / 27일 아침 일찍 작업을 하고 있는 포클레인

한중문화타운은 코오롱글로벌 등이 지난 2018년부터 이곳 춘천과 홍천 경계지역에 추진한 민간자본 관광시설로, 120만 제곱미터의 부지에 약 1조 원을 투입해 케이팝 드라마 세트장, 중국 전통문화거리, 소림사 체험시설 등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최근 반중 정서와 맞물려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런 논란은 지난 3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이 청원은 이미 66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강원도에 차이나타운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얼마 전 저는 건설 예정인 중국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한중관계에 있어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입니다. 왜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나요?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 국민들은 대체 왜 우리나라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단호하게 반대하는 바입니다. 중국에 한국 땅을 주지 마세요."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차이나타운 건설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원인은 강원도지사에게도 "최문순 도지사님, 국민들과 강원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혹여나 중국 자본이 투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 불가능한 행위입니다.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자국의 문화를 잃게 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소속사의 작가가 잘못된 이야기로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여 많은 박탈감과 큰 분노를 샀습니다. 계속해서 김치, 한복, 갓 등의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약탈하려고 하는 중국에 이제는 맞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상황이든 간에 자국의 안전과 평화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진정으로 자국을 생각하신다면 한국을 위해 그리고 국민들에 귀 기울여주세요. 국민들은 계속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이제는 깨어나야 할 때입니다. 다시 한번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국민들은 강원도가 중국화 되는 것에 반대하며,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 환경의 변화 등 때문에 사업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만, "국민청원 65만 명 이상의 마음을 헤아려" 사실상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강원도는 아직 이 사업과 관련한 정식 인허가 절차에 들어간 것이 아니고, 이 사업이 민자사업이므로 추가로 조치할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서문강 기자
작성 2021.04.27 11:50 수정 2021.04.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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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