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청포도

이육사

이해산 기자

작성 2020.06.26 11:42 수정 2020.06.26 11:42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 1904년 5월 18일 ~ 1944년 1월 16일  독립운동가이며 시인이다. 암흑기의 별로 불리는 시인은 고통스러운 식민지의 현실을 시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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