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군 내부 문화의 병폐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필요성 있어

'소원수리의 외주화'로 인한 해결책 최근 급부상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김도원 기자] 


지난달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의 한 여군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이었다. 특히 평소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던 군인이 '혼인 신고' 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 후 혼인 신고를 올린 날 세상을 떠날 결심을 했던 이 군인의 사연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건을 은폐하고자 했던 군 당국의 행보와 2차 가해까지 이루어진 본 사건은 이른바 '선진 병영문화'를 자랑하던 공군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사건에 대한 특집 기사로 현역 군인부터 예비역 군인까지, 군 문화를 경험했고 경험 중인 사람들을 인터뷰 해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기사를 준비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의 요청에 따라 익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선진 병영'의 이미지는 허상에 불과했던걸까. 사진제공 pixabay.


공군 모 방공포 부대에서 전문하사로 전역한 A씨는 공군 내부의 사건사고에 대해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밝혔다.


"말이 선진병영이지, 사실 다른 군이랑 차이도 없지 않습니까? 군대 다녀온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만, 군대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A씨는 신랄한 어조로 군 문화를 비판했다. 이런 일이 터질 만 한 문화였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묻으려고 노력하고, 별 일 아닌 것 처럼 넘겨버리려는 문화는 결국 터질 구석을 제공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병사도 해봤고 간부도 해봤지만, 양 쪽 모두의 시각에서 봐도 군 문화는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여태까지 이런 일이 종종 있었지만, 한 번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았다는게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공군은 선진병영과 선발제라는 가면 뒤에 숨어서 악폐습을 암암리에 행하는 문화가 컸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공군 뿐 아니라 군 전체의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모 특수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 중인 B 중사는 인터뷰를 통해 여군이 필요한 분야가 확실히 존재하니 군 전체적으로 이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군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군들만을 위한 특혜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 보이긴 하지만, 일단 여자가 아니라 '군인'이라는 시각으로 여군을 보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폐쇄적인 군 문화는 억지 희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사진제공 pixabay.


모 공군부대에서 사병으로 복무한 바 있는 예비역 병장 C씨는 인터뷰에서 여군에 대한 암묵적인 '봐주기' 행태와 이에 따르는 여러 문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무의식중에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이 형성되는 탓에 군 내부의 문화가 점차 폐쇄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여자라고 일 뺄거면 다른 데서 불평을 제기하지 말라는 분위기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어느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쪽에서 이득을 봤으니, 저 쪽에선 손해를 보더라도 좀 참아라, 같은 논리가 성행하는 것이죠."


C씨는 이어, 원만하게 '묻어' 가려고 하는 간부들의 행동을 지적했다. 사건의 규모를 줄이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무책임한 모습을 자주 봐 왔으며, 이번 사건도 이러한 복합적인 원인들이 모두 한데 뭉쳐 큰 사건으로 터져나왔다는 것이 C씨의 결론이었다.


"큰 사건이 발생하면 일단 사건 규모를 줄이기에 급급합니다. 예를 들어, 부대 내에서 누군가 극단적인 선택이라도 했다 하면 외부 요인이 아니라 사람 본인의 문제로 돌리고 싶어 하는게 현실이니까요. 이번 사건도 이렇게 무마하려했지만 실패했지 않습니까."


특히 공군 참모총장의 이른 사퇴가 이런 모습의 극단적인 발현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문제를 해결 하고 사퇴해야죠. 이렇게 사퇴해버리면 일단 가장 높은 사람이 잘렸으니 책임은 졌고, 문제 해결은 남은 이들끼리 알아서 해라, 같은 모양새가 되지 않습니까? 일단 사퇴해서 급한 불부터 끄고 무마시키려는 모습이 보여 참 안타깝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허용으로 군 문화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제공 pIxabay.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외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군 내부에도 물론 문제 해결을 위한 기관과 부서들이 존재하지만, 이들 또한 군 내부 조직이므로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에 있어서는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급식 문제 등을 폭로하면서 사건 해결 창구로 급부상한 SNS 페이스북의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와 같은 외부 수단이 주목을 받고 있다. 병사들에게 휴대폰이 지급되면서 이런 외부 수단들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고, 이는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육군 모 사단에서 장교로 복무하는 D중위는 중대장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휴대폰의 보급이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끔씩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비공식적 창구를 통해 불만이 접수되기도 합니다. 주로 공식적 설문조사나 면담에서 하기 껄끄럽거나 너무 사소해서 말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고민들이 접수되는데, 간부 입장에서는 솔직한 의견도 들을 수 있고 빠르고 능동적인 문제 해결도 가능하기 때문에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제공 pixabay.


그러나 외부 매체들을 통한 지나친 문제제기는 오히려 간부들의 의지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도 밝혔다. 충분히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가 크게 번지기 시작하면 간부와 병사 사이가 서먹해질 뿐 아니라 자신의 해결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외부의 압박이 강해지면 차후 개선 의지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가끔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기 싫어하는 간부들도 많지만, 저처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도 종종 있거든요. 그러니 우선은 주변의 간부들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녹록치 않다 싶으면 그때 외부 창구를 이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까운 목숨이 세상을 떠났다.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보여준 군의 실망스러운 행보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군 문화를 경험한 이들의 신랄한 비판은 이런 문제가 단기적인 문제점들의 발현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외주'를 통한 군 문제 해결 논의가 제시되었다는 사실은 군에 대한 여론의 태도가 극단적으로 나빠졌음을 시사한다. 군의 폐쇄적 문화를 혁신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따르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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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원 기자
작성 2021.06.09 11:33 수정 2021.06.0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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