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역사자료로 보는 난중일기

1592년 5월 2일(음력)

이순신 씀 / 윤헌식 주해

 

 

1592년 5월

2(신유) 맑았다. 겸삼도순변사1)의 공문과 우수사 [이억기]2)의 공문이 왔다. 송한련이 남해로부터 돌아와서 말하기를 남해현령3), 미조항4)첨사5), 상주포6), 곡포7), 평산포8) 등이 한번 소식을 듣고는 바로 달아났고, 그 군기 등의 물건은 다 흩어지게 하여 남은 것이 없었다.”고 하여 매우 놀라웠다. 12시경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진을 치고 여러 장수들과 약속을 하니 모두 기꺼이 출전할 뜻을 가졌지만 낙안군수9)만은 피하려는 뜻을 가진 듯하여 한탄스러웠다. 그러나 군법이 있으니 비록 물러나 피하려고 해도 그것이 되겠는가? 저녁에 방답의 첩입선10) 3척이 돌아와서 앞바다에 정박하였다. 비변사에서 3장의 [문서]가 왔다. 창평11)현령12)이 도임한다는 공장을 올려 보냈다. [이날] 저녁의 군호는 용호’, 복병은 산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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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개의 번역서들이 이일(李鎰)로 서술하고 있지만, 선조실록, 선조수정실록, 임진장초의 기록에 당시 이일의 관직은 순변사(巡邊使) 또는 경상도순변사(慶尙道巡邊使), 신립(申砬)의 관직은 도순변사(都巡邊使) 또는 삼도순변사(三道巡邊使)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신립으로 보는 것이 옳다. 겸삼도순변사를 오기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조선시대에 신립 이외에는 거의 제수된 적이 없었던 이 특별한 관직을 오기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당시의 정황으로 보아 신립이 삼도순변사로 임명되어 충주로 떠나면서 관련 장수들에게 공문을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 신립의 자는 입지(立之), 시호는 충장(忠壯), 본관은 평산(平山), 생몰년은 1546~1592년이며, 1583년 온성부사로 있을 때 북방을 어지럽히던 여진족을 여러 차례 소탕하여 명성을 날렸고, 임진왜란 때 충주 탄금대에서 전사하였다.

2) 경상우수사 원균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문에 해당 지명이 서술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순신과 같은 도에 속한 전라우수사 이억기로 판단된다.

3) 당시의 남해현령은 기효근(奇孝謹)으로서, 그의 자는 숙흠(叔欽), 본관은 행주(幸州), 생몰년은 1542~1597년이며, 옥포해전, 당포해전, 한산도대첩, 2차 당항포해전 등에 참전하였다.

4) 지금의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에 있었다.

5) 당시의 미조항첨사는 김승룡(金勝龍)으로서, 옥포해전, 한산도대첩, 2차 당항포해전 등에 참전하였다.

6) 지금의 경남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에 있었다.

7) 지금의 경남 남해군 이동면 화계리에 있었다.

8) 당시의 평산포의 장수는 권관 김축(金軸)으로서, 옥포해전, 2차 당항포해전 등에 참전하였다.

9) 당시의 낙안군수는 신호(申浩)로서, 그의 자는 언원(彦源), 시호는 무장(武壯), 본관은 평산(平山), 생몰년은 1539~1597년이며, 옥포해전, 당포해전, 한산도대첩, 부산포해전 등에 참전하였고, 1595년에는 조선수군의 조방장으로서 복무하였으며, 정유재란 때 남원 교룡산성(蛟龍山城)의 수어장(守禦將)으로서 남원성 전투에 참전하였다가 성이 함락될 때 전사하였다. 이날의 이순신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10) 원문 疊入船중의 疊入, 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안전과 수비를 강화할 목적으로 백성이나 군사들을 보다 규모가 큰 고을이나 진영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11) 지금의 전남 담양군 수북면, 고서면, 남면, 창평면 일대이다.

12) 창평군읍지읍선생에 의하면 당시에 도임한 창평현령은 윤열(尹說)이다.


[원문] 初二日 晴 兼三道巡邊使關及右水使關到 宋漢連自南海還言曰 南海倅彌助項僉使尙州浦曲浦平山浦等 一聞聲息 輒已迯潰 使其軍器等物 盡散無餘云 可愕可愕 午時 乘船下海結陣 与諸將約束 則皆有樂赴之志 而樂安則似有避意 可嘆 然自有軍法 雖欲退避 其可得乎 夕 防踏疊入船三隻 回泊前洋 備邊司三丈到付 昌平縣令 到任公狀來呈 夕 軍號龍虎 伏兵則山水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6.11 11:39 수정 2021.06.1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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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