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坪里 淡水亭 韻 부평리 담수정 운
兩人誼結一亭成 양인의결일정성
千尺深潭不及情 천척심담불급정
休說峨洋鍾伯友 휴설아양종백우
猶聞吹和塤篪聲 유문취화훈지성
花開常棣連枝葉 화개상체연지엽
懷有㭗陶憶弟兄 회유울도억제형
二子相交如淡水 이자상교여담수
取諸淡水記斯名 취제담수기사명
부평리 담수정에서
두 사람 우의 맺고 정자 하나 세우니
천 척 깊은 못도 정에는 못 미치리.
산수 간에 종기 백아 친구 있다 말하지 말라.
불면서 화답하는 피리 소리 들리는구나.
산사나무 꽃이 피듯 가지와 잎은 이어졌고
울적한 회포 있게 되면 형과 아우 생각했네.
두 분 서로 사귐은 담수와 같았기에
담수를 가져다가 정자 이름 지었구나.
[이은춘]
해산 이은춘은 1881년 12월 19일 경남 창원군 구산면 마전리에서 아버지 이영하, 어머니 정귀선의 제6남으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창원군 진북면 정삼리에 있었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다. 청년시절에는 한강 정구의 후학으로 성리학을 공부하면서 마산향교에서 가운 허정덕, 화산 임재식 등과 함께 지역유림으로 활동하였다.
경남 일대의 수많은 재실과 정자, 사당에 상량문이나 현판 또는 기문으로 그의 족적이 남아 있다. 1966년 음력 11월 7일에 생을 마감한 해산 이은춘은 근대 경남 지역의 대표적 유생이다. 이 시는 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부평리에 있었던 담수정이라는 정자를 노래한 것이다.
해산은 세상을 마감하는 날 아침에 속을 깨끗이 비우러 화장실을 다녀와서 장손 이용효에게 "나 오늘 오후에 간다"고 말한 후, 그날 오후에 아들 딸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사이 좋게 잘 살아라"는 유언을 남기고 86세를 일기로 선승처럼 세상을 떠났다. 발인 날짜와 시간, 장지 묘소의 좌향까지 증손 이봉수에게 미리 알려주고 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