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정치'그만둬라.
사모님들에게 누가 권력을 대의했는가.
한국사회에서 사모님 정치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국회의원, 단체장 후보의 부인 또는 현역 정치인들의 부인들이 사모님 정치의 주역들이다. 흔히들 정치인들보다 더 정치적인 사람, 사모님이 선출직 정치인보다 더한 위세를 부리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정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지역구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미명하에 사모님이 나서서 지역구를 관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모님의 지역구 관리는 눈물겨울 정도다.
국회의원을 대리해서 하루종일 여기저기 행사와 경로당, 복지관을 방문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사모님들을 다 비슷하다. 그렇다 보니 사모님들은 국회의원과 같은 예우를 받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정도가 지나쳐서 지역주민들의 원성을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에 국회의원을 대신해서 축사를 하거나 국회의원급의 의전을 받고 있다. 전대미문의 ‘사모님 정치’의 단면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관변단체에서는 경쟁적으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행사에서 단체장과 의회의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각종 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다. 행사보다는 개회식이 행사의 꽃이 된지 오래다. 개회식에서도 의전이 초관심사다.
그런데 사모님 정치는 행사장에서 크게 발휘된다. 국회의원이 아니어도 사모님과 해당 정당 지방의원들이 몰려 다니면서 위세를 떨친다. 사모님들의 끗발이 대단하다. 실제 사모님들의 예우는 광역의원, 기초의원보다 훨씬 앞선다.
지방의원들의 인사는 없어도 사모님의 연설은 배치되기도 한다. 좌석배치도 사모님들이 지방의원들보다 훨씬 상석에 배정된다. 지방의원들은 이러한 대접에 불만이 있지만 찍소리 못하고 있다. 특히 같은 정당의 경우에는 사모님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사모님도 마찬가지다. 결국 공무원들도 사모님 정치의 희생양이 된다. 단체장의 배우자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수발을 드는 공무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제발이지 이제쯤에는 ‘사모님정치’ 좀 그만두자. 일 잘하라고 뽑아줬지, 끗발 부리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지 않은가. 공무원들도 사모님 정치에 들러리 좀 그만 서자.
유권자들은 단 한번도 사모님들에게 권력을 주지 않았다. 또한 사모님 정치를 가능케 하는 법적 근거도 없다. 단지 유권자들이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에게 대의한 권력을 사모님 스스로가 사유화 한 것 이외는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