憂國 우국
1.
地久我東國 지구아동국
晩來有一雄 만래유일웅
槿花依舊翠 근화의구취
檀社至今通 단사지금통
2.
苦望天下實 고망천하실
祈願世間豊 기원세간풍
何以線南北 하이선남북
弟兄座不同 제형좌부동
나라 걱정
1.
땅이 오래된 우리나라에
늦게 오신 한 분 영웅이 있었네.
무궁화꽃은 예전같이 비취빛이고
단군이 세운나라 지금까지 두루 미치네.
2.
천하의 사실을 고대하고 바라 건데
세상에 풍년 들게 기도하고 원하노라.
어쩌다가 삼팔선이 남북으로 갈라놓아
형제들이 한 자리에 같이 있지 못하는가.
[이은춘]
해산 이은춘은 1881년 12월 19일 경남 창원군 구산면 마전리에서 아버지 이영하, 어머니 정귀선의 제6남으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창원군 진북면 정삼리에 있었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다. 청년시절에는 한강 정구의 후학으로 성리학을 공부하면서 교동향교에서 가운 허정덕, 화산 임재식 등과 함께 지역유림으로 활동하였다.
경남 일대의 수많은 재실과 정자, 사당에 상량문이나 현판 또는 기문으로 그의 족적이 남아 있다. 1966년 음력 11월 7일에 생을 마감한 해산 이은춘은 근대 경남 지역의 대표적 유생이다. 이 시는 한국전쟁 직후 어수선한 시기에 남북통일을 염원하면서 쓴 것이다.
그는 세상을 마감하는 날 아침에 속을 깨끗이 비우러 화장실을 다녀와서 장손 이용효에게 "나 오늘 오후에 간다"고 말한 후, 그날 오후에 아들 딸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사이 좋게 잘 살아라"는 유언을 남기고 86세를 일기로 선승처럼 세상을 떠났다. 발인 날짜와 시간, 장지 묘소의 좌향까지 증손 이봉수에게 미리 알려주고 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