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강의 인문으로 바라보는 세상] 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신연강

사진=신연강


모두가 행복을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행복해지고 싶은 것은 저도 마찬가집니다. 행복은 어디 있나요? 행복을 찾으셨나요……. 영국의 낭만파 시인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뛴다.”라고 노래했지요. 무지개를 보며 이상향을 쫓는 것처럼, 행복이란 잡을 듯 잡히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잡을 수 있는 행복을 아직 못 잡았다면 우리 같이 행복을 찾아 떠나볼까요.

 

오늘 아침도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이전보다 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졌습니다. 반드시 발열 체크를 해야 하고, 방문일지를 작성해야 하는 등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병원 로비는 이른 아침부터 붐비는데, 낮이면 장터를 연상시킬 만큼 북적거립니다. 코로나로 엄중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성업 중이니, 병원 이상 가는 비즈니스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픈 사람은 왜 그리도 많은지……. 나이 들어 병들고, 또 이런저런 일로 병원 문턱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면 이내 안쓰럽고 마음이 착잡합니다. 병원이 사람들로 성황을 이룬다는 사실에 마음이 답답합니다.

 

이유야 어떻든 불가피하게 내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바람은 그저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고, 치료받는 처지든 보호자의 입장이든 치료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겁니다. 병원 로비를 오가며 생각합니다. 각기 다른 모습의 환자들을 보며 가장 아쉬운 것은, 누구에게서도 웃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웃음이 실종된 것, 바로 그것이 병원의 필수적 역할과 중요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가시지 않는 소이(所以)입니다. 한 마디로 나는 병원에서 행복을 찾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날씨 좋은 날 산책로를 걷습니다. 걷거나 뛰는 사람,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 친구와 얘기하며 지나는 사람, 연인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누구 하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화를 내거나, 조급해하거나, 우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 가끔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탁하여 가는 사람(아주 드물지만)도 있지만, 모두가 자기 두 발로 걷거나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납니다.

 

걷는 것과 생각의 상관관계를 알려준 시인이 있습니다. 발레리(Paul Valery)걷기는 생각을 촉진하고, 생각은 걸음 속에 피어난다.”라고 했습니다. 걷는 동안에 두뇌활동이 활발해져서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리고, 고양된 사고와 통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걷는 것이 이토록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걸 보면 걷고 또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날이 좀 추워지기는 하지만, 저도 이제 많이 걸으려 합니다. 슬그머니 늘어나는 체중에, 중부지방으로 모이는 에너지(살덩이)를 각지로 분산시키는데 그만큼 좋은 움직임이 없을 것 같군요.

 

그럼으로써 지방자치 시대, 각 지역의 균형발전을 추구한다는 목표에 부합하게 되지 않겠습니까(개인적인 목표입니다). 그것이 안 된다면 지인들끼리 공동의 목표를 세워서 신체 균형 발전위원회라도 조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극적인 노력으로 중부지방에 모인 뱃살을 해체한다면, ‘중심을 해체하고 주변으로 나아가자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에도 딱 부합하는 일일 겁니다.

 

 

 

행복을 찾으셨나요. 본의 아니게 병원 문턱을 드나들다 보니 행복이 보입니다. 주차장엔 웬 차들이 그렇게 많은지……. 크고 작은 다양한 차들이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싣고 내립니다. 그런데 자신의 멀쩡한 두 다리로 원하는 곳을 자유로이 넘나드니 아무리 좋은 차도 부럽지 않습니다. 두 다리가 싣고 다니는 것은 알고 보니, 한 몸뚱이로 가장한 행복입니다. 행복이 여기 있군요! 근사한 신발을 사주고, 깨끗이 씻어주고, 가끔 마사지도 해줘야겠어요. “발아, 네 덕에 아직 행복하구나. 고맙다!”



[신연강]

인문학 작가

문학박사

전명희 기자
작성 2021.11.30 10:09 수정 2021.11.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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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