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정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원구遠舊
- 멀어져 가는 벗
화사하던 꽃 시절 엊그제인데
가을꽃 시들기 전 잡풀 또한 무성하네
꽃바람에 책갈피 넘기며 취하던 날 언제이던가
능수버들 초록 물결 황해로 가고
화들거리던 꽃 이파리 시들어 떨어지는데
오래된 사람 사이 오가는 말 잠잠해지니
눈웃음치던 꽃 떨기도 취한 듯 갸웃거리네
마른 낙엽 오솔길 수풀 속에 묻힐까
어질거리는 기분은 헛것을 본 듯한데
서쪽 하늘 저 멀리 검은 구름 덮이고
소쩍새 하늘가엔 솔가루가 해를 가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