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칼럼] 갑질과 동병상련

홍경석

실업급여 수급자를 위한 실업 인정 신청서를 작성하러 고용노동부를 찾았다. 차례를 기다리는데 내 또래의 아줌마가 고용노동부 직원에게 하소연했다.

 

근무했던 직장에서 직장 상사가 갑질을 징그럽게 해서 견디다 못해 그만두었습니다...” 순간, 작년에 나도 그 아줌마와 똑같은 케이스로 자진 퇴사한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그 바람에 실업급여는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었다.

 

이후 올봄까지 실직자로 떠돌았다. 죽으란 법은 없는지 올 5월부터 11월까지 하루 4시간짜리 희망 일자리로 일했다. 그 덕분에 나도 실업급여 수급자 대상에 가까스로 오를 수 있었다.

 

2021년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등재된 우리말 중에는 '대박''치맥'에 이어 재벌갑질'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갑질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뜻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다.

 

2013년 이후 대한민국 인터넷에 등장했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말한다.

 

갑질의 범위에는 육체적, 정신적 폭력, 언어폭력,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이 해당한다. 그럼 작년에 경험한 갑질의 속내를 살펴본다. 새로 부임한 직장 상사는 나보다 한참이나 연하였다. 한데 한 마디로 싸가지가 없었다. 꾹꾹 참았으나 결국 인내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오래 전부터 경우가 없거나 싸가지가 바가지인 경우, 때론 극단적 선택까지 서슴지 않았다.

 

참고로 싸가지가 바가지라는 말은, 사람이 살면서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지 않고 저만 속셈을 차리는 염치가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비속어이다. 어려서 소년가장으로 고향 역전에서 구두닦이를 했다.

 

소위 왕초라는 놈이 술만 취하면 이유도 없이 폭행을 일삼았다. 그를 처벌(?)할 목적으로 밤마다 몰래 복싱을 배웠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급소 세 곳만 직격하면 썩어빠진 고목처럼 쓰러졌다.

 

이후로부터 버릇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자, 상하를 구별하지 못하는 자에겐 가차 없이 응징했다. 그런 화려한(?) 전력이 있었기에 작년의 그 직장 상사 갑질을 참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육군 모 보병사단 소속 상사가 1220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는 뉴스를 봤다. 극단적(極端的)길이나 일의 진행이 끝까지 미쳐 더 나아갈 데가 없는‘, 혹은 중용을 잃고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는상황을 의미한다.

 

그래서 극단적 선택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마치 계획적 살인보다 그 당시를 못 참아서 발생하는 우발적 살인처럼 그렇게. 세상사 모든 일이 마음 먹은 대로만 된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그렇다면 그곳이 곧 천국이자 무릉도원(武陵桃源)일 터다. 실업인정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뒤 올해 시민기자로 활동한 모처를 찾았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수료식을 할 수 없대서 직접 가서 상장까지 받은 것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자세로 정진한 덕분의 선과(善果)였다. 연꽃은 꽃과 열매가 동시에 맺혀 화과동시(花果同時)라고 한다. 내년에도 열심히 하여 화과동시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리라 다짐했다.

 

2022년에는 우리 사회에서 갑질 또한 사라져 원증회고(怨憎會苦=원수와 함께 살지 아니할 수 없는 괴로움이나 싫은 환경에 살거나 싫은 일을 하여야 하는 고통)의 아픔까지 증발했으면 좋겠다.

 

[홍경석]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겸 집필위원

신입기자 교육 전문강사

月刊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본부장

月刊 [청풍] 편집위원

이메일 casj007@naver.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12.22 10:53 수정 2021.12.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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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