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디자인의 네 가지 성립 조건
산업 디자인의 성립에 필요한 조건은 실용성, 심미성, 경제성, 독창성, 질서성 등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출판디자인은 이 가운데 실용성, 심미성, 독창성, 경제성의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문화 상품인 출판물을 디자인하는 관계자들은 생동하는 문화를 관찰하고, 현재 살아 있는 문화가 고유 문화와 어떠한 관계인지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생동하는 문화를 기본으로 그 위에 내용을 실어 주는 출판 행위는 마치 전화줄에 사람의 목소리를 실어서 통화가 되듯이, 고속통신망에 데이터를 실어서 인터넷을 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1. 실용성(Practical)
출판물 기획의 목적에 적합하면서, 실용성이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첩 크기의 일기장이 있는데, 너무 예뻐서 펜으로 일기를 쓰기가 꺼려진다면 그 일기장은 장식용 일기장이지 실용성이 있는 일기장은 아닐 것이다. 국판이나 크라운판 정도의 크기여야 출판물로 적합한데, 8절(타블로이드판) 크기의 책이라면 읽기 불편할 것이다. 책 본문도 바탕에 그림을 깔면 단조롭지는 않겠지만 글자를 읽는 데 지장을 줄 것이다. 본문뿐 아니라 부속물인 책표지, 면지를 디자인할 경우에도 실용성에 신경 써야 한다. 디자인이 아름다워서 주전자를 샀는데, 찻물을 끓이고 보니 손잡이가 뜨거워 잡기가 힘들거나 물을 따르는데 주둥이에서 물이 똑바로 흘러나오지 않아서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판물도 상품이기는 마찬가지이므로 독자의 편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 심미성(Aesthetic)
출판물 기획의 목적에 적합하면서 시각적인 만족이 따라야 한다. 즉 출판물이 아름다워야 한다. 미적 감각, 미의식은 주관적이므로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출판의 목적은 디자이너 개인의 욕구만족이 아니라 독자에게 필요하고, 독자를 위해 아름다운 출판물을 제작하는 데 있다.
디자인은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문화를 반영하는 디자인 중에서 특히 출판디자인과 출판물 디자인은 전통을 바탕으로 하거나 전통에 따른 주체성(고유 문화)을 갖춰야 한다. 전통이 없는 디자인은 고유한 문화적 아이덴티티(identity : 주체성)를 갖지 못하고, 혁신이 없는 디자인은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디자인이 전통과 혁신의 적절한 조화에 의해서 가치 창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3. 독창성(Originality)
왼손에 든 숟가락을 오른손에 들게 하거나 카키색 배낭을 오렌지색 배낭으로 바꾸는 등 기존 디자인을 외피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디자인 행위라 할 수 없다. 말초적, 표피적 변경은 모방이나 복사의 범주에 들어가는 저작권 위반 행위이다. 창조적인 것, 독창적인 것이야말로 디자인의 핵심이다. 출판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독창성이듯이, 출판디자인에서도 독창성은 매우 중요하다.
4. 경제성(Economic)
출판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출판디자인의 목적이다. 최소의 비용(자재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자본주의하에서 디자인은 경제성이 따라야 한다. 물론 출판물 중에서 홍보용 사외보나 자비 출판물처럼 경제 원칙에 따를 필요가 없는 것들도 있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