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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의 역학관계
백목련 꽃잎 흩날리는 날
겨울의 손때와 상처를
털고 빤다
찬바람과 눈비에 젖은 계절을
위무하느라
보랏빛 발등을 가만히 덮고
한기까지 감싸 안았지
화분 댓잎이 시퍼런 결기마저 얼어
누렇게 늘어질 때
시린 손가락마다 통증이 찾아오고
추운 날의 응어리는 저 혼자 단단하져
몰래 댕겨가는 찬바람 한 자락에도
보랏빛 멍이 까매져갔지
귀퉁이 한쪽에 푸른 무릎 덮어주며
먼지와 소음조차 솜으로 적셔
따스한 입술로 부볐던 너는
비밀을 품고 얼어가는 가슴의
한 모퉁이
묵묵히 너끈히 그을음 먹고
긴 겨울밤을 새곤 했지
나의 춥고 쓸쓸한 겨울이
네 모퉁이에서
네 심장이 텅 빌 때까지
부서진 이음새가 붙이고
키를 한 뼘씩 늘여갔지
[권순자]
포항문학 등단, 심상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천문인협회 회장
동서커피문학상 수상, 시홍문학상 수상
아르코문학상 수상, 양천문학상 수상
시집 '우목횟집, '검은 늪', 낭만적인 악수'
'붉은 꽃에 대한 명상', '순례자', '천개의 눈물'
'청춘 고래', '애인이 기다리는 저녁'
수필집 '사랑해요 고등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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