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시인 성재경
그날 하얼빈 역 운명의 플랫폼에서
조슈 하급 무사 출신 이토
한국 침략과 아시아 평화 파괴의 원흉
백발 노귀 오른쪽 팔꿈치 위쪽을 겨냥해
폐와 복부를 명중한 3발의 총탄과
러시아인들을 피해 일본인만 저격한
4발 심판의 불꽃 탄환 말고도
1900년식 브라우닝 권총 약실에
그는 또 한발의 탄환을 숨겨 놓았다
두꺼운 콩깍지 속에서 그의 손을 떠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칠형제 검은 콩알들은
간웅을 내리고 영웅을 새롭게 올렸지만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던 막둥이 콩알 하나
광복 전사들의 품속을 꿈꾸고 있었다
탄두에 십자가 새긴 채 쏘지 않은 총탄은
두 손 높이 외친 코레아 우라 함성을 타고
한줄기 빛이 되어 하늘로 사라졌다가
독립을 위해 죽어간 별똥별 삼남매
관순 누이에겐 아우내장터 태극기 되고
봉길 아우에겐 홍커우공원 물통폭탄 되어
뜨거운 노랫말로 돌아올 것이다
단 한발로 적을 죽일 수 있는 그가
반자동 7연발 권총 약실 마지막 공간까지
8발의 실탄을 꼭꼭 채운 것은
대한 조국의 폭발할 듯 타오르는 분노
그가 쏜 것은 총알이 아닌 검은 핏방울
그가 맞힌 것은 사람이 아닌 침략 귀신
유관순 태극기는 수천 개 영혼 탄환으로
윤봉길 물통폭탄은 수만 개 혼 불 파편으로
조국 독립군이 부르는 군가가 되고
광복이 되어도 남과 북 분단된 조국에
통일로 가는 행진곡으로 들려올 것이어서
숨겨둔 총탄은 그의 자살탄이 아니라
언제든 준비된 조국의 수호탄이 될 것이다
시작(詩作)노우트; 안중근의사는 191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조국침략의 흉수이며 영원히 우리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약하려는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저격하여 현장에서 죽이고 품에 있던 태극기를 꺼내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잡혀 가셨다. 그 후의 이야기는 계속되는 연재의 시작노우트에서 하나씩 밝히기로 하겠다. 시는 지식보다도 상상력 또는 영감에 의해서 쓰는 문학의 꽃이다. 이 시를 읽어보면 저격현장을 상상해 볼 수 있고 그 의거로 인해 유관순 윤봉길 외에 별처럼 많은 독립투사들에게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조국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우리는 누구라도 안중근의사가 될 수 있다. 열심히 배우고 익혀 안중근의사처럼 나라의 큰 일꾼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