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아버지의 술잔

강은혜

아버지의 술잔



서해 최북단 백령도

인당수에 심청이 몸을 던진 날 거친 풍랑도 멈추었을까

흰 날개로 덮어버린 애환 때문일까

교회 종소리는 한숨 소리를 주워 담고 있다

헐렁한 바지 속의 작은 손가락 옥수수빵을 집어 들었다

그날도 우리처럼 지축을 흔드는 포 소리

파편처럼 튀어 나간 사람들 구렁이처럼 긴 밤을 미이라가 되었던 사연


아버지는 육이오 날이면 술 한 잔에 고향을 담아 바다에 뿌렸다

뿌리면 홍해 바다처럼 길을 열어줄 줄 알았을까

통일보다 먼저 가신 아버지

장산곳을 한없이 바라보시는 뒷모습이 절은 배추 같았다

심청각 바로 눈앞이 고향인데 누가 막았을까 누가 열었줄까

고향 백령도를 떠나오던 날 뒤돌아본 소갈동

두무진 절경에 우뚝 선 장군바위가 대한민국 잘 지키면

심청이 제물로 바친 저 바다가 길을 열어줄까


 [강은혜]

천지시낭송회 회장

사이버서울신대원 교수

양천문화예술단 자문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성평생대학원 시 창작 강사

소월문학상 수상

시집 '하얀 그림움에 물든 꽃잎' 


작성 2022.06.08 09:14 수정 2022.06.08 09:26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대청의 그거 왜 해?
광주루프탑카페 숲안에 문화복합공간 #로컬비즈니스탐험대 #우산동카페 #광주..
2025년 4월 25일
2025년 4월 25일
전염이 잘 되는 눈병! 유행성 각결막염!! #shorts #쇼츠
2025년 4월 24일
2025년 4월 23일
2025년 4월 22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2025년 4월 21일
2025년 4월 20일
2025년 4월 19일
2025년 4월 18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6일
2025년 4월 15일
2025년 4월 14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