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반달곰 천왕이

안재식


반달곰 천왕이

 

지리산에서 살라고

풀어놓은 반달곰

천왕이가 삼 년 만에

사육장으로 돌아왔어요

 

산에 온 어른들이 던져준

과자를 받아먹고

열아홉 개 이빨이 모두 썩어

치통으로 아프대요

 

과자를 좋아하는 나도

아랫니가 썩어 치과를 다니는데

하나도 아닌 열아홉 개나 썩다니!

어휴, 임플란트 해야겠어요

 

어른들은 참 이상하죠?

내겐 이 썩는다고

과자 먹지 말라 나무라면서

정말, 어른들은 엄청 이상해요


[안재식]

용인 백암 용천리(아버지 고향), 동화집 꽃동네 아이들로 등단(1985), 

저서 : 야누스의 두 얼굴(1996), 아낌없이 주는 지구(1998) 30여권

환경부장관(문학부문) 표창 받음, 중랑문학대학 출강

 

작성 2022.07.18 09:35 수정 2022.07.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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