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 커피 수입액이 무려 1조원을 넘어선 대한민국에서 아열대 식물인 커피 원두 생산에 성공해 다양한 시제품과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의지의 한국인이 커피사랑에 제대로 빠졌다.
이천에서 이커체(이천, 커피, 체험의 준말)라는 커피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혁원 대표는 진녹색의 커피나무에서 열리는 영롱한 커피열매를 보고 반해 곧바로 커피연구에 들어갔다.
더욱이 커피 원두를 수입하기 위해 한 해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그는 더욱 커피연구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커피 연구에 성공해 자체생산이 가능해지면 자신이 키운 커피원두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되고, 그 많은 돈을 들여 수입하지 않아도 되니 나름 ‘애국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커피사랑에 빠진지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드디어 남미에서 생산된 3만개의 커피씨앗을 구입하고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커피씨앗이 제대로 발아를 해서 뿌리를 잘 내릴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콩닥콩닥 뛰었다.

당시에도 엄청난 돈을 주고 커피원두를 수입하고 있었지만 정작 커피나무 재배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정부에서 조차 아열대 식물인 커피에 대한 연구가 태부족이어서 모든 것을 직접 연구하면서 재배노하우를 터득할 수밖에 없었다.
초창기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던 품종은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가 있었지만 농가마다 재배방법이 제각각이어서 재배농가는 각개전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라비카는 에티오피아 원산지로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발 600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고급커피이며 0.8%~1.4% 카페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로부스타는 세계커피 생산량의 30~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발 600이하 지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1.7%~4% 카페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커피를 재배하던 박혁원 대표의 실험정신은 새로운 결과물을 낳기 시작했다. 우선 씨앗에서 발아된 묘목을 다양한 방법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일조량과 온도 그리고 습도 체크는 물론이고 퇴비와 환기 등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자 영롱한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좋은 커피원두를 생산하려면 5~6년은 키워야 하기에 박대표는 지속적으로 비닐하우스에 시기별로 품종별 어린묘목을 심고 또 심었다.
그렇게 시작한 커피원두 생산 작업은 올해로 8년이 되었고, 현재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나무에서 꽃과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2년 전부터는 체험농장을 열어 고객들이 커피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마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두는 1~2개월의 긴 유통기간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농장에서 체험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즉석에서 로스팅해서 마실 수 있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박대표는 커피의 맛과 향을 내기 위해서는 기후, 토양 등 환경적인 요소가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요소는 정부에서 아열대 식물인 커피에 대한 홍보와 교육 그리고 농가수익을 위해 ‘농산물’로 지정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해 1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원두를 수입하고 있는 엄혹한 상황에서 재배농가들이 제각각 재배하고 있는 각개전투 방식은 분명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별로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전문적인 연구와 교육 그리고 농산물 지정 등 지원사업을 통해 관광인프라를 연동시켜 전문카페를 비롯한 1박2일 커피농장 체험 등 다양한 경제적인 소비활동으로 연결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
한 해 15만톤이 넘는 원두를 수입하고 성인 1명이 40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커피공화국인 대한민국, 이커체와 같은 커피농가에서 직접 생산해 보급하는 한국산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